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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 마쓰이에 마사시
  • 13,950원 (10%770)
  • 2021-04-02
  • : 2,435



여행을 자주 다닐 때마다 펼쳐지는 사계절의 풍경에 심취하게 된다. 『겨울, 나무』라는 그림책의 시와 그림을 보고 나서 겨울 풍경의 나무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앙상한 가지만 우뚝 세워놓은 겨울나무의 기나긴 봄 여름 가을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우리 삶도 다르지가 않다. 언젠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소실점인 죽음을 이 소설의 도입부와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된다. 조산원이라는 직원이 가진 의미와 새로운 생명 탄생을 축복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 인물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사라질 준비인 소실점에 대해 지긋하게 응시하게 하는 소설이다. 부당함을 느끼지만 인물들은 그것들을 삼키면서 존재한다. 타인의 시점에서의 인물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저마다 모두가 자신의 삶을 묵묵히 버티며 살아가고 있었음을 엿보게 된다. 가족들에게 긴 세월 보여준 모습과 마지막 떠나는 모습은 모두가 다른 모습으로 떠나면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인물도 등장한다. 타인을 정말 다 알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을 향한 부당함에 분노하지 않는 여성의 삶을 버티며 살아간 이야기도 등장하며 요네라는 여인은 더 인상적인 인물로 기억된다. 조산원이라는 일에 비중을 더 깊게 두면서 살아가는 여인이다. 남편이 집에 거주하지 않고 다른 여인과 살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에 더 비중을 두면서 사는 여성이다. 그녀의 아들은 어머니가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한 기모노 선물에 사춘기때 반항이 소실되면서 그의 인생에 큰 실수로 남는다. 자신의 아내와 아들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된다. 잃어버린 것들이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키는지 보여준 작품이다.

그저 정해진 대로 목사가 된다면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올 리 없어요. 138


예수와 사도들의 세계에는 쓸데없는 것, 느슨한 것, 어리석은 것, 쉬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453



에토 이치이가 아유미의 죽음에 대응한 방식은 평화로웠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마음은 아프고 눈물나지만 평화롭게 보내는 장면이다. 청결하고 깔끔한 노인이 치매로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전해진다. <에스콰이어> 7회 드라마에서도 치매 증세가 보이는 아내가 안락사를 선택하는 내용이 등장하면서 이 내용은 좋은 질문으로 남는다. 병원은 죽음을 통해 이윤을 더 남기는 방식을 선택하고 가족은 마음이 편한 것을 선택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도 등장이 있다.

냄새의 낱알에 형태가 있다면 어떤 형태일지 표현한 문장이 너무 좋았다. 옥수수 굽는 냄새를 달콤하게 구워지는 노란 냄새라고 표현한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설명이 안되는 타이밍에 새로운 길이 찾아온다는 것을 떠올려보게 된다. 절망하고 불행했던 순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와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이 되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삶의 파도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방향등을 비추어주는 좋은 문장들을 주워 담은 소설이다. 번역가의 글이 편안하여 읽기 좋았던 소설이라 번역한 책들을 살펴보게 된다. 여러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라 진지하게 삶을 둘러보게 해준 작품이다.

언젠가는 죽어갈 바보들은 그저 북적거릴 뿐 알아채지도 못한다. 426



부모는 힘이 다하여 또는 늙어 죽어간다- P246
이치이는 아유미가 숨을 거두기 전에 아유미를 편안하게 보내는 절차를 조용히 혼자, 아니 누나와 둘이서 순조롭게 밟았다- P403
어머니가 야단친 것도, ... 감정의 배설이며 어깃장이라고 생각했다.- P35
냄새의 낱알에 형태가 있다면- P56
옥수수 굽는 냄새. 달콤하게 구워지는 노란 냄새- P228
언젠가는 죽어갈 바보들은 그저 북적거릴 뿐 알아채지도 못한다.- P426
늘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여기에 없는 듯한 얼굴이었다. (퇴근한 아버지)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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