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이 되면 세상을 바꿀거라 생각했다는 작가의 말로 시작한다. 말도 안 되는 세상을 만들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어른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그 시절 청춘의 고백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말이다. 하지만 어른도 별 힘이 없었다는 것을, 책망의 허망함을 깨닫는 글에 낙망하게 된다. 작가가 세상을 향해 느끼고 생각하고 죄책감과 책임감을 말하는 내용에 더 큰 책임과 죄책감을 감당해야 할 세상은 너무 잠잠하다는 생각이 가지면서 읽은 책이다.
화면 가득한 그림을 오랜 시간 바라보았다. 화려한 불빛 조명을 받고 있는 고층 아파트 건물과 어두운 음영으로 그려진 낮은 주택들의 모습에 청소년 아이가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홀로 감당하면서 걸어가지만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의 냉혹함을 이 작품으로 사실적으로 전달한 만화이다.
자신을 무한히 사랑하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지만 현실적 상황은 점점 꿈과 멀어지게 만드는 세상의 문제들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부당함을 외치고 저항하지만 무력하게 좌절되는 꿈들에 고함치고 분노하지만 그들의 꿈은 공평하지도 않음을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수시 접수를 만류하는 학원 선생님의 적의, 자신들의 재능이 자본의 힘에 이용되어 재력이 많은 부모를 둔 친구의 수시 입학 전형 포트폴리오로 제출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수시에 합격한 아이도 분노하는 다른 친구들의 아우성에 속상해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부끄러움,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노력만으로 따라잡지 못한 자신의 무능력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 전개된다. 모두가 알고 자신도 아는 재능의 부족함과 재능이 뛰어난 가난한 아이를 보면서 좌절하고 고뇌하는 방황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결국 자신들이 가고 싶은 대학교는 자본가의 자녀가 편법으로 제출한 포토폴리오와 학원 선생님의 공모에 의해 합격이 결과로 말해준다. 자본이 없는 가난의 무능력에 재능은 사회적 시스템에 비참하게 무너졌음을 고발한 작품이다.
말이 되지 않는 부당함에 대항하지만 결국은 학원비를 내주는 무능력한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학원 선생님의 최책감이 고스란히 전해진 만화이다. 다른 재능있는 학생들을 수시 접수 못하게 막고 편법으로 자본가의 자녀를 입학시켜준 학원쌤은 차를 새로 출고한 장면이 등장한다. 양심도 사라졌고 죄책감은 더 멀리 사라진 한국 자본주의의 단상이 카툰 입시학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돈이란 거 많이 벌면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 같지?
아냐... 벌면 더 벌기 위해 더 바빠져.
신분이 상승할수록 그 신분에 걸맞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은 더 늘어나거든. 그게 자본주의야. 인간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것...... 난 이 미친 자본주의가 싫다. 87
나처럼 똑똑한 사람도 대학에 가는 것 말고는 생각할 수가 없더라고. 다른 걸 볼 기회가 없었어. 대학에 가면 뭘 하는지도 몰랐지만 대학에 안 가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아무도 가르쳐 주질 않았어. 그냥 겁만 줘. 폭탄 돌리기도 아니고... 나에게는 학자금 대출 채무가 남았지. 129
어린 학생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하고 멋진 척하지만 좋은 의도로 고용되지 못한 것을 알고 임금 미지급을 불안해하는 학생이 어떻게 임금을 받는지 전해진다. 이혼한 아버지가 자신과 똑같이 닮은 아들의 대학 등록금까지도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놓치지 않으면서 친절도 서비스는 매우 만족으로 부탁한다는 말을 머뭇거림 없이 말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타인을 향한 무관심과 무책임, 자신을 향한 사랑만 존재하고 있는 한국 자본주의의 실상을 관찰하고 카툰으로 거침없이 드러낸 멋진 작품이다.
나처럼 똑똑한 사람도 대학에 가는 것 말고는 생각할 수가 없더라고. 다른 걸 볼 기회가 없었어. 대학에 가면 뭘 하는지도 몰랐지만 대학에 안 가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아무도 가르쳐 주질 않았어. 그냥 겁만 줘. 폭탄 돌리기도 아니고... 나에게는 학자금 대출 채무가 남았지. - P129
돈이란 거 많이 벌면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 같지?
아냐... 벌면 더 벌기 위해 더 바빠져.
신분이 상승할수록 그 신분에 걸맞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은 더 늘어나거든. 그게 자본주의야. 인간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것...... 난 이 미친 자본주의가 싫다.- P87
카툰이 뭔지도 모르는 애한테 하루 만에 어떻게 그림을 뽑아요- P58
잘 살다가 망한 거랑 원해 가난한 거랑 뭐가 더 불쌍해요?
우리 부모님은 이혼도 했는데요!!- P51
한국 입시제도는 교육 정책이 아니라 고용정책이거든-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