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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 소설 보다 : 여름 2025
  • 김지연.이서아.함윤이
  • 4,950원 (10%270)
  • 2025-06-10
  • : 29,163



『반려빚』 소설을 통해서 만났던 김지연 작가라 반가움에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이다. 싱그러운 책표지 그림에 매료되어 머뭇거림 없이 냉큼 주문한 도서이다. 책 사이즈도 크지 않고 무겁지도 않아서 외출할 때마다 에코백에 넣어 다니면서 읽은 책이다. 『방랑, 파도』 이서아,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함윤이 작가의 소설도 함께 하고 있는 소설집이다. 더불어 작가와의 인터뷰도 실려있어서 대면하면서 듣는 기분으로 읽는 재미도 선사해 주는 소설집이다.



『무덤을 보살피다』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산속에서 무언가에 홀린 듯 길을 잃으면서 의문의 장소를 발견하고 한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화수는 이 남자가 막냇삼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어떤 사연이 있어서 이 남자의 존재는 가족들 사이에서 사라졌는지도 의문스럽지만 이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상황도 불편함을 감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생선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에서 그가 하는 일과 죽은 할아버지의 무덤을 보살핀다는 사연까지도 알게 된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하지만 박정희와 박근혜를 고마워하고 안쓰러워하는 사람이었다. 대선에도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하면서 박근혜를 투표하라고 종용하여 화수는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준 사연을 여자친구에게 말하면서 큰 실망을 안겨주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할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고통스러워서 화수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화수는 마지막 소원이라는 말을 번복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당혹스러워한다. 그 할아버지의 무덤을 보살피는 이 남자가 막냇삼촌이며 이 남자에 의해 화수가 친척과 함께 산속에 갇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추운 겨울에 얼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두 사람이 모의하는 주제마저도 흥미롭게 흘러가는 상황이다.



이 두 사람이 다시 마주하게 된 막냇삼촌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의미인지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공존해야 하는 삶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다. 믿었던 세계가 무너진다는 기분이 무엇인지 작가는 두 차례 반복하면서 마무리한다.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비상 계엄 선포가 가장 황당하였던 사건이다. 나라가 망해가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의 불투명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을 때 광장을 가득하게 메운 사람들의 자유를 향한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다시 상기하게 된다.



존 르카레 장편소설 『완벽한 스파이』에서 "아빠는 항상 자유를 이야기해요. 자유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면서, 우리가 직접 쟁취해야 한다고." (386쪽) 1권에 말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어떻게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자문해게 된다. 가족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정답인지 이 소설의 할아버지의 부탁이었던 두 가지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질문을 던진다.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이상한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는지 비유해 주었던 작품이다.



내 마지막 남은 소원이다. 언제는 박근혜를 뽑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하더니... 탄핵 과정에서 나왔던 말들도, 뽑은 사람도 다 공범이죠. 34

내 마지막 남은 소원이다. 언제는 박근혜를 뽑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하더니... 탄핵 과정에서 나왔던 말들도, 뽑은 사람도 다 공범이죠. - P34
맹목적인 신뢰가 건강한 것 같지는 않고, 부모를 배반하는 일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 P55
물러 받은 세계가 한 번 더 패배할 차례이고, 두 번째 패배는 더욱 괴로울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죽음을 맞이하며 사라졌지만, 남자는 막내 삼촌으로서 화수의 세계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57
우리가 살아갈 세계는 막냇삼촌들과 공존하는 세계일 테지요.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남았고 그들이 뿜어내는 악의를 견디며 나의 악의 또한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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