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을 읽다보면 고골의 『외투』 소설이 등장한다. 작가의 생애를 읽고나서 읽은 작가의 첫 작품이다. 외투 소설을 읽고 고골의 여러 소설들을 읽었기에 이 소설은 더 깊게 투영된다. 가난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 작품이다. 소설의 인물은 9등관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47세 남성이다. 시대적 흐름을 바탕으로 그는 늙은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물이다.
작품을 읽어갈수록 가난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가난은 돈이 급하게 필요하지만 담보조차도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유일하게 담보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월급뿐이라고 소설 속의 남자는 전한다. 아직 지불되지 않은 월급을 담보로 대출을 요구하러 가는 이 남자는 자신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 인물을 향해 비난을 퍼붓는다. 담보가 없으면 대출이 되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기에 그의 비난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으며 그가 가난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찾게 된다. 그의 무능함이었는지, 낭비벽이었는지 일상을 살펴보는 작업이 뒤따르는 소설이다.
고골의 소설 『외투』에서도 등장하는 내용처럼 그의 일상에서는 사치와 낭비는 찾을 수가 없다. 그의 비루한 삶과 외투, 모양새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소설을 계속 읽게 된다. 현대의 계급사회문제까지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군가는 의뭉스러운 소득을 취하고 있음을 소설의 안나라는 여성을 통해서 짐작하게 된다. 누군가는 어침부터 저녁까지 노동 사회에서 일을 하지만 노동의 대가는 불공정하게 분배되고 있음을 『외투』라는 고골의 소설은 사실적으로 이야기한다.
고금리 대출을 찾아서 급전을 찾는 가난한 사람들의 급박한 상황들이 소설에 등장한다. 가난하고 보호해 주지 않는 젊고 어린 여자에게 악한 사람이 가난한 약자의 약점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악인은 가난하고 젊은 여자에게 손을 내밀면서 유혹하는 손짓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때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젊은 여자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가난은 금전적인 가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든든한 보호벽이 없는 고아와 과부 같은 여자에게는 더욱 가혹한 것이 가난임을 보여준다.
또 다른 가난한 가족도 등장한다. 투자 실패와 실직으로 단칸방에서 5명의 가족이 소리도 내지 않고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아이가 3명이지만 아이소리가 들리지 않고,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도 아이는 그것을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가난이다. 그 가정의 한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가 죽음이 빠르게 찾아오지만 슬픔과 눈물도 허락되지 않는 것이 가난임을 이 가정의 생존한 다른 어린아이가 관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슬퍼할 수 없는 울음과 슬픔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가난은 아내에게도 아이에게도 감정까지도 모두 빼앗아가버린다. 상대적으로 부자인 안나라는 여인은 고아와 과부를 향해서 생색을 내고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율법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하기만 한다. 가슴으로 하는 사랑이 아닌 행위로만 하는 신앙인의 거짓된 모방에서는 어떠한 감동이 전달되지 않는다. 사랑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이 신앙인의 영원한 과제임을 안나를 통해서 작가는 보여준다.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가난을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사실적으로 전달한 소설이다. 태생이 부자였고 태생이 가난하였다는 것은 엄청난 간극을 의미한다. 그 가난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고 작가가 질문을 던졌으며 그저 피상적인 가난만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가난은 냄새로도 상징성을 띈다. <기생충> 영화를 통해서, 고골의 여러 소설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물가 시대에 누군가는 낮에는 직업을 가지고 밤에도 알바를 하면서 노동시장에서 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시대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린 자녀가 현금으로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가난의 폭풍에 던져진 인생은 발버둥을 쳐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맴도는 허무한 시대임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보게 된다. 작가가 살았던 가난한 삶을 무수히 떠올리면서 읽다보니 인물의 삶이 허구의 인물로만 관통되지 않았다. 『죄와 벌』,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백치』, 『악령』, 『지하로부터의 수기』 작품들을 집필한 유명한 작가이다. 한 권씩 릴레이 독서를 할 계획이다.
우리에게는 남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슬퍼요. 145
_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돈을 빌리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135
_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세상은 흉악하고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아요. 94
_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문학이란 좋은 겁니다. 아주 좋은 겁니다.
문학이란 참 심오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굳세게 하고 깨우쳐 주지요. 90
_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어떤 사람은
장군 견장을 달도록 정해져 있고,
또 어떤 사람은
9등 문관으로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은 명령을 하고
어떤 사람은 불평 한마디 없이
순종하도록 정해져 있는 겁니다. 115
_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유품이라고 해 봐야
거위 깃털 펜 한 다발,
관공서 서식 용지 한 묶음,
양말 세 켤레,
바지에서 떨어진 단추 두세 개,
실내복 같은 헌 외투가 전부 93
_외투 / 니콜라이 고골 / 민음사
계장 대리는 호화롭게 살았다. 82
_외투 / 니콜라이 고골 / 민음사

세상은 흉악하고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아요. 94
문학이란 좋은 겁니다. 아주 좋은 겁니다. 문학이란 참 심오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굳세게 하고 깨우쳐 주지요.- P90
어떤 사람은 장군 견장을 달도록 정해져 있고, 또 어떤 사람은 9등 문관으로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은 명령을 하고 어떤 사람은 불평 한마디 없이 순종하도록 정해져 있는 겁니다. - P115
우리에게는 남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슬퍼요.- P145
돈을 빌리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