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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 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 13,500원 (10%750)
  • 2021-05-19
  • : 7,328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과 그리워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시달리게 되면 사람을 안 보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도 스님은 언급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운 사람이 있어야 한다. 다행히 그리운 사람들이 있어서 매일 책들을 주섬주섬 펼쳐보는 시간을 이어나간다.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 그들의 단아한 삶의 결이 평온해지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마주치는 존재, 스치는 존재, 지나가는 존재가 되었다면 영혼이 없는 만남으로만 남는 것이다. 영혼에 메아리가 없었다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라고 스님은 강조한다. 무수히 많은 만남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자신에게도 소득이 없는 만남이 되어버린다. 영혼이 있고 메아리가 있는 만남이 지닌 의미가 왜 중요한지도 질문을 던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득만을 취하는 만남은 휘발되어버리는 만남으로 사라져 버린다. 진정성을 지니면서 만남을 지속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영혼이 있는 만남, 메아리가 전해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도 언급된다. 번거롭고 수고스러운 것이 집밥 요리를 하는 과정들이며 뒷정리까지 모두 마무리하면 긴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는 일이 요리이며 살림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귀찮아서 배달을 시키고, 힘들다고 외식을 하는 것보다도 직접 식재료를 사서 요리하고 함께 먹을 때 느껴지는 기쁨과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알아야 한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지고 배달음식에 길들여지다 보면 무의식의 흐름에 휘둘려서 경제적 가치도 잃어버리게 된다. 조기퇴사,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는 젊은 날부터 단단한 경제적 관념이 필요해진다. 스님의 일상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 직접 요리하고, 노동을 하고, 땀을 흘리고, 글을 쓰면서 명상을 하고, 차를 마시는 생활 속에서 어떤 것을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내용들이 소개된다. 사소한 일상에서 발견되는 것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도 다르지가 않다. 단 한 문장일지라도 보물들이 반짝거리는 모습으로 숨어있는 것을 만날 때가 있다. 그 기분을 알기에 다시 재독하면서 귀중한 것을 찾아다니게 된다.

신문도 방송도 안 들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스님의 말에 공감한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을수록 지끈거리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고요보다는 요동치는 감정들을 부추기는 것에는 신문과 방송만한 것이 없다. 형평성을 잃고 치우친 언론의 횡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맑은 의식을 오염시키는 얼룩들의 주범이 누구인지는 신문과 방송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제정신을 지닌 사람이 어떤 냉정함으로 분별해야 하는지도 스님은 강조한다. 스님의 말씀들에는 힘이 느껴진다. 단단하고도 분명한 어조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져서 행복이 차오른다.

정치에 대해서도 매섭게 한마디를 한다. 무고한 시민들을 겁먹게 한 이들이 누구인가. 불안을 조성한 집단이 누구인가가 중요해진다. 팽팽한 긴장감과 시원한 웃음을 주지 못하는 극소수 집단의 폭력과 향기 없는 꽃이 누구인지 제대로 손가락질을 하는 스님의 명쾌한 말이 전해진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명언들을 다시 주워 담으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는 인물이다.

군중에 있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홀로 있지만 고독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에도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게 살아갈 자유를 찾아야 한다.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돈키호테 소설에 등장하는 양치기가 어떤 말을 했는지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자유는 그런 것이다. 부분이 아닌 전체로 당당하게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주인이 되는 삶의 주체자가 되는 자유를 스님의 책에서도 만나게 된다. 땅을 일구고 밭일을 하면서 노동의 의미,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철학적으로도 숙고하게 된다.

문패도 없고 번지수도 없는 두메산골 오두막에 살아가는 자유인이 있다. 진정한 자유인이 되도록 오늘을 알차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스님의 글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소비의 습관, 과시욕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온전히 두 다리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인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 땅의 정치에서 우리는 일찍이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고한 서민들에게 잔뜩 겁을 먹게 하거나 불안에 떨게 하면서 팽팽한 긴장감만을 심어 주었지 언제 한번 속 시원히 웃어 본 적이 있는가. 웃음을 선사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41


신문. 방송 안 들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보도된 내용들... 득보다 해가 훨씬 많다... 그런 보도가 우리들의 삶에 무슨 득이 될 것인가. 양식과 형평을 잃고 한쪽으로만 몰아가는 언론의 횡포가 우리들의 맑은 의식을 얼마나 얼룩지게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제정신을 지니고 살려는 사람들은 냉정하게 가릴 줄 알아야 한다. 40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그 두메산골의 오두막에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자 원을 세웠다. 그 원이 이루어지도록 오늘을 알차게 살아야겠다.
- P83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며 자유롭고 홀가분하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을 뜻한다.
- P42
손수 끓여 먹는 일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었다
- P38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 P39
마주침과 스침과 지나감에는 영혼에 메아리가 없다. 영혼에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 P39
이 땅의 정치에서 우리는 일찍이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고한 서민들에게 잔뜩 겁을 먹게 하거나 불안에 떨게 하면서 팽팽한 긴장감만을 심어 주었지 언제 한번 속 시원히 웃어 본 적이 있는가. 웃음을 선사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 P41
신문. 방송 안 들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보도된 내용들... 득보다 해가 훨씬 많다... 그런 보도가 우리들의 삶에 무슨 득이 될 것인가. 양식과 형평을 잃고 한쪽으로만 몰아가는 언론의 횡포가 우리들의 맑은 의식을 얼마나 얼룩지게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제정신을 지니고 살려는 사람들은 냉정하게 가릴 줄 알아야 한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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