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노어 앤드 파크
레인보우 로웰 지음
전하림 옮김
보물창고
짤의 노예, 릴스의 노예다. 하루 종일 오른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넘기기 바쁘다. 인스타 릴스다. 그러다 재미있는 원서라며 추천하는 릴스를 봤다. 샀다. 분량이 있다. 그럴 땐?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먼저 본다.
[세상끝의 카페]도 번역서 읽고, 원서로 읽었다. 숲을 알다 보니 끝까지 진전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안에 있는 나무까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그런데 [세상끝의 카페]는 200쪽이 안 되는 분량이고, [엘리노어 앤드 파크]는 깨알같은 글씨로 500페이지가 넘다 보니 이게 될까 싶다. 우선 번역본을 읽었는데 재미있다. 잘 쓴 하이틴 소설이다.
요즘 살이 쪄, 자존감 낙하 이슈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 키와 체중을 말한 적도 없는데 릴스에서는 내 키와 체중에 해당하는 사람이 일일챌린지를 하는 영상이 나온다. 매일 체중을 올리는 것이다. 문득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누가 내 폰 도청하나?”라며 방금 전에 한 이야기가 릴스에 나온다며 무섭다고 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가? 무튼 오늘 아침에는 사상 최대치의 몸무게를 갱신했고, 꿈자리도 좋지 않았다. 꿈속에서 피를 보았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의. 꿈 해몽은 찾아보지 않았다. 거기에 왼쪽 눈도 풀렸다. 나는 몸이 좋지 않으면 사꺼풀이 풀린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 엘리노어는 뚱뚱하고 폭력적인 새아빠, 그걸 견디는 엄마, 어린 동생들과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서 산다. 그러다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단란한 가정과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파크를 만나게 된다. 엘리노어는 뚱뚱하다. 그런데 그녀를 바라보는 한없는 사랑을 만나게 되고, 둘은 헤어진다. 물리적으로. 그 뒤로 연락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그게 다가 아닌 소설이라, 마지막까지 다 읽기를 바란다. 안 읽고는 못 베기게 재미있기도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