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책을 읽을 땐 세 가지가 필요하다. 책, 띠지 1장, 연필 한 자루. 읽을 책을 집어 들고, 띠지 하나를 시작점에 붙인다.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말은 쓰고, 밑줄도 긋고, 홀낫표 표시도 하게 펜이 있으면 좋은데, 주로 집히는 대로 사용한다. 굴러다니는 연필일 경우가 많다.
굴러다니는 연필처럼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면 좋으련만, 나는 집 안 작은 곳에서도 자유롭지 못한다.
딸과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나라를 간다는 것. 아이를 내가 살았던 집에 데려가는 일에 의미를 두지 않았었는데, 과거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었다. 나의 과거의 장소는 어두침침해 바로 보질 못했나보다.
아름다운 것 좀 찾아 보자. 연습을 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