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유시민의 랩걸을 추천하는 장면을 봤다. 호프 자런의 책을 몇 권 샀다. 랩걸은 와, 글 잘 쓰네. 그런데 와닿지는 않네. 그러다가 마무리를 하기는 했는데, 마무리가 안된 것처럼 내 머리에서 휘발된, 앞부분의 아르바이트 장면만 남았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모두 환경을 오염시켰다. 나의 풍요가 풍요인가. 쓸데없는 노동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생산과 소비는 어떤 의미이고, 우리는 어떻게 이런 와중에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엔트로피를 생각하면 우리는 그저 모두 소멸해야 할 생물들일 뿐인데.
내용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참 안 읽힌다. 환경 오염시키지 말자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는데, 와, 진짜 재미없다. 한쪽이면 다할 내용을 200쪽 넘게 쓴다고? 참.... 그래도 마쳤다. 이 책 참 오래도 두었다. 그리고 나도 책에 내 생각을 적으면서, 밑줄 그으면서 보지만. 와. 이 책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에 마치 책 읽었다는 가짜 시늉이 필요해서 주황색 형광펜으로 아무데나 그어놓은 것 같아서는. 짜증이 몰려왔다(중고 책으로 구매했었거든요)
우리가 먹는 돼지, 소, 닭 등은 살을 찌우기 위해 극도로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 키우는데, 동물 0.5킬로그램의 살을 찌우기 위해 3킬로그램의 곡물을 먹여야 하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도 물론 알고 있는 이야기다. 소, 돼지를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곡물 비용과 또 배변 문제, 이것을 다 감당하지도 못하면서도 동물을 학대하면서 그저 먹기 위해 키우는 무자비한 사태. 어떤 것도 득이 없고 그저 쾌락만을 위해 달리는 마차같은 세상에서 나는 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던가. 먹으면 돼지가 되는 이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치킨을 시켰다.
p.s 우리가 농약에 더 의존할수록, 그것은 덜 효과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하게 된다. 농약을 뿌리는 농부가 암에 걸릴 확률은 더 높아지는가? 자명한 사실이 궁금했다. 그러면 모든 농부의 말로는 암인가?
[내 인생 50년 동안 일어났던 소비와 폐기물. 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제 잠시,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때다.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
오직 네 가지 자원만 주어져 있다. 땅, 바다, 하늘, 그리고 우리 서로다. 실패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
역자의 말; 나 역시도 태평했다. 냉장고에 한 달쯤은 충분히 먹을 음식을 채워놓았다가 상당 부분을 버리기 일쑤다. 입을 것이 없다며 사들인 옷 대부분은 늘 옷걸이에 걸려 있다. 걷기 귀찮으니 가까운 거리도 그냥 차를 탄다. 겨울이면 후끈할 정도로 온도를 높이고 여름이면 겉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에어컨을 틀어댄다. 아닌 척했지만 휴지를 한 장 팔랑 뽑아 쓰듯, 지구를 일회용품쯤으로 생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