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The April Bookclub
2025년 2월
동네 서점을 지나다가 알게 된 저자인데, 무엇 하나 허투루 보는 게 없겠다. 허투루 보는게 주특기인 내가 허투루 보는 걸 극협하는 내게 쉽게 의미를 찾고 이해했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새기는 사람이 있다. 글을 썼구나 하고 느끼게 했다. 이 책을 통해 무언가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닌, 책 한 자 한 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내 삶에 체화시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타산지석. 누군가의 허물도 나에게는 교훈이 될 수 있다. 지나가는 소리 하나에도 내가 더 많은 것을 느끼면 된다.
나의 삶에 실제로 무엇이 중요한지 갈수록 모르겠다. 목표가 없어지는 이 느낌이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불혹의 나이에 맛볼 수 있는 경지인 것 도 같아서 지금은 지켜보고 있다.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조금은 여유롭게. 조금은 진지하게. 그러면서 나는 오늘도 글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
[바닥없는 벼랑을 바라보는 막막함. 그러나 모든 파국의 출발은 본래 고요하지 않던가. 진실은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 이제 진실이 무엇인지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지실 자체가 아무런 힘이 없다는 사실이다. 진실로도 설득할 수 없는 것을 무슨 수로 설득할 수 있단 말인가. 타인들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에서 이것보다 더 절망적인 결론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네가 누구건, 무엇이 진실이건, 그것은 우리에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네가 유죄라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기소되곤 한다는 것.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그 재판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이것은 시작되는 순간 반드시 질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재판이라는 것.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의 기본 요소를 인물, 사건, 배경이라고들 한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한 ‘성격’이 특정한 ‘상황’에 던져졌을 때 어떤 특정한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