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이현아 외
별 4개
카시오페아
이 책은 그림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림책 소개 권수가 많지 않아도 등장하는 그림책들은 빠짐없이 찾아서 보고 싶게 만든다.
편견은 부정적인 동시에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난 학교 선생을 싫어한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를 싫어한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쓴 책이다. 참 열심히 산다. 그만큼 시간이 있나?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무튼 글을 아주 잘 쓴다. 엄청난 ‘파워 E’ 가 아니고서야 이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무직자들도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건 자신의 직업 전선에서는 어찌 보내고 있는지 다분히 의심하게 되는.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올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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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건. 그림책을 펼치면 첫 페이지에 나무가 보이고 거기에 매미가 매달려 있다. 매미는 기다란 촉수를 나무 기둥에 꽂고서 다리에 힘을 주고 있는데, 날개 사이로 ‘매앰, 매앰’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종이를 한 장 더 넘겨 그림책의 첫 장면을 펼치면, 매미가 생기를 잃어버린 채 바싹 마른 모습으로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바람이 불면 금방 날아갈 것처럼 속이 텅 빈 채 쪼그라든 모습이다. 살아 있다는 건 무엇일까?
높고 단단한 벽과 그 벽에 부딪혀 깨지는 달걀이 있다면, 저는 언제나 달걀 편에 설 것입니다. 다수에 속할 때 우리는 나 자신이 높고 단단한 벽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깨지기 쉬운 껍질 속에 담긴, 고유하고 대체될 수 없는 영혼이다. 나도, 너도 모두 달걀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최소한 누군가에게 배척당할까봐 두려워 다른 누군가를 비웃거나 짓밟는 일은 없지 않을까?
내 삶의 공간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커다란 품으로 환대하면서 찰나의 우연을 귀한 인연으로 여기며 살고 싶다.
쉽게 획득되고 쉽게 망각되었다.
살구나무가 올해 해거리를 하나 보네. 나무는 버릴 줄도 알고 쉴 줄도 알잖아. 너도 너무 아등바등 살지 말거라. 버릴 건 버리고 쉴 땐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