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내담자, 네 명의 상담자
몇년 전 이야기다. 오래 전에 써놓은 글들이 한켠을 차지하고 먼지를 먹고 있는지 오래라, 떨궈버릴 겸 열었다.
책 선정이 왜 이렇게 후진지.
매주 30쪽씩 읽어오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보통 오후 1시에 시작하면 40분은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하다가 20분 정도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이 책은 중반까지는 내용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책도 후반부에 갈수록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주어야 했다.
한명의 내담자가 정해진 시간에 4명의 상담자와 단회기 상담을 한다. 심지어 같은 기간에 서로 다른 상담자를 만나기도 한다. 내담자의 보통 인지기능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다. 정말 상담을 받고는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게스탈트 상담자는 이전 자신의 연구논문을 발췌한 것 같은 복사본 같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치료스터디가 아니었다면 읽히지 않았을 책이 읽혀 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전공도서 같은 느낌에 압도되고 겁을 내서 그렇지, 들어가서 읽어보면 별거 아니다. 생각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많은 것을 품고 있는 것이 사람이다. 발을 들여놓고 보면 수용하고 보다 풍부해질 수 있는데, 안하고 있어서 겁만 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만 더 생산적인 취미를 가져보자는 교훈을 얻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