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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우리는 그렇게 열린 새로운 믿음과 영성의 길을 이어가지 못했다. 진보 운동은 세속화되었고, 기성종교는 보수화되었다. 차이를 적대적 분열과 대립이 아니라 건설적 협동이 되게 하는 것은 전체에 대한 믿음이다. 그러나 세속화된 진보운동 속에서도 보수화된 신앙 속에서도 우리는 이제 더는 전체에 대한 믿음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리하여 모두 자기가 선이라 믿으면서 남을 악이라 단죄하고, 남과 싸워 이기는 일에만 골몰한다.- P106
진리든 선이든 오직 전체가 절대자이다. 그런즉 하나님도 전체이다. 부분을 위한 신은 더는 신이 아닌 것이다. 의인이 하나도 없고, 진리를 깨닫는 자 역시 하나도 없는 까닭은 모두 전체로부터 이탈하여 치우쳐있기 때문이다. 전체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 치우침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보다 높은 하나를 이루지 못하는 차이 속에서 적대적으로 분열한다. - P106
하지만 가능한 믿음이든 불가능한 믿음이든, 참된 믿음이 역사와 유리될 수 없는 것이라면, 새로운 믿음은 우리가 지금까지 형성해 온 역사의 의미를 믿음의 관점에서 해명할 때 우리에게 도래할 것이다. 그 역사는 우리가 수난과 저항과 투쟁속에서 형성해 온 우리 자신의 역사이다. 그리고 그 역사에 뿌리 박은 믿음이란 어쩌면 그 속에서 스스로 믿음의 모범이 된 사람들이 선구적으로 보여 주었던 그런 믿음일 것이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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