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되기전 받아본 티저북을 통해 만난 지연과 그의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
100여년의 시간동안 이 땅에 살아온 여자들의 삶의 이야기가 묘하게 비슷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가 있다면 그건 여자로 태어나고, 여자로 산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때 그 사실을 알았다."
쉽지 않은 삶이지만, 증조모는 새비아주머니를 엄마는 명희이모를 나에게는 지우가 있다.
상처이지만 자랑이기도 한 영혼의 동반자들, 매번 털고 일어날 힘이 되어주는 존재들, 모두 같은 여자들.
20여년 만에 만난 할머니와 교감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지연이 할머니에게는 엄마이고 새비아주머니가 되어주는 것 같다.
책장에 꽂아두고 여러번 펼쳐 보게 될 내 할머니의, 나의 이야기.
동네에서 오며가며 만난 멋쟁이 할머니가 나의 엄마의 엄마라는 걸 안 순간,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말한다.
"오랜만이야."
할머니의 다섯글자 인사에 난 울컥하고 반갑고 고마웠다. 최은영 작가님의 밝은밤은 아프지만 따뜻하고 반가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