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로라 패쉬비는 자신만의 분위기를 담은 글과 사진으로 일상에서 포착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쓴다. 꾸준히 쓴다. 그럴 수 있는 까닭은 자신만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근사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평범한 우리의 날들을 근사하게 기록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해 준다.
각 장의 제목과 소제목이 흥미롭다. 당신에겐 당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요, 당신 안에 창의성이 있음을 잊지 마세요, 우리 모두는 타고난 스토리텔러예요, 소소한 이야기가 지닌 공감의 힘을 믿어 보세요,라고 응원한다. 때로는 이런 응원의 한 마디가 문장을 쓸 힘을 준다. 글을 쓸 수 있는 건 내가 나를 믿어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기록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방법을 알려 주며, 이야기가 극적이어야 좋은 건 아니라는 말에서는 위로마저 느껴진다.
다양한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 보는 자세는 어려운 일이지만 다양한 기법으로 쓰기 연습을 제시해 준다. '플래시 픽션'은 상당히 짧은 분량의 소설 장르로 집필에 유용한 기술을 적용해 쓰는 방법인데 무척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곧장 뛰어들기는 도입부 없이 이야기 한가운데서 시작한다. 핵심 사건이나 변화의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더 소개하자면 한 가지 감정에 집중하기.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독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감정을 이야기에 한 가지 감각을 선택해 집중해 쓰는 방법이다. 자기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했을 때를 글로 쓰다 보면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글을 썼을 때 내 마음에 서서히 고여드는 평온함은 따스하기까지 했다.
좀 더 이야기가 남았다.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기울여 내 관심이 향하는 곳을 알기. 이야기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 디테일은 특별함을 불어넣는 중요한 도구니까 삶 속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찾아보기. 진짜 전하고 싶은 이야기 찾는 방법으로는 자신이 흥미롭게 여기는 것부터 살펴보기.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흥미롭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는 일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힘이 세다. 거기에는 관찰하는 자세와 꾸준히 마음으로 바라볼 긍정의 에너지가 끝없이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결국 기록하는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나'이며, 스스로에 대한 기록을 멈추지 말라는 당부로 마무리한다. 그 말은 '기록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오늘'로 만들었다는 성취감 내지 성찰의 시간으로 내게 돌아올 것만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위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사진 찍기 연습>과 <쓰기 연습>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록을 남길 계획이 있는 분이나 권태기에 머물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같다. 살짝 블태기(블로그 권태기)에 머문 내게는 '플래시 픽션'에 반짝이는 에너지가 일렁여서 좋았다.
시작하는 말에서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포착하고 기록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속도를 의식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라는 말에 우선 깊이 공감했다. 시간에 떠밀려 사람들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내는 동안, 그 어느 순간 '나'만의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발견하고 포착하여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리라. 그렇다면 일상의 속도부터 살짝 늦추기. 우리 모두는 타고난 스토리텔러이며 내 안에 창의성이 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일단 쓰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토록 소란한 세상에서 당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나 역시 그랬으니까요. 이 책에는 창의적이고 의식적이며 사려 깊은 스토리텔링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소소한 이야기가 품은 힘에 눈뜰 수 있음을 보여 줄 겁니다. 당신도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음미할 수 있으며,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과 연결될 수 있어요.- P12
"흥미 있는 대상이 당신만이 가진 이야기의 시작점입니다."- P151
사진 찍기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건 창의성을 발전시키고 창의적 목소리를 강화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