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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 장폴 뒤부아
  • 14,220원 (10%790)
  • 2020-10-05
  • : 966

 

소설은 폴 한센이 지내는 교도소 풍경으로 시작한다. 

 

 

캐나다 몬트리올 교도소에서 폴은 한 사람 반만 한 몸집의 패트릭 호턴과 방을 쓰고 있다. 교도소가 주된 배경이라서 폴은 어떤 죄를 짓게 된 걸까, 내내 궁금했다. 그의 고뇌와 깊은 슬픔에 동화될 즈음 이야기는 끝을 맺었고, 자신의 행동(죄)에 대해 상대에게 사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독자로서) 이해할 수 있었다.  

 

 

교회 목사로서 설교 중에 생을 마감한 폴의 아버지.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책 제목이기도 한,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는다'는 것. 주님이 여러분을 보았을 때 축복해 주기를 바란다는 말은, 결국 자신 또한 축복받고 싶은 인정욕구를 내비친 것은 아니었을까.

 

 

 

폴은 은퇴한 노인들이 거주하는 렉셀시오르 아파트 관리인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그들을 보살폈던 시간이 자신에게 각별했으며, 그들을 사랑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사건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위노나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폴. 그러나 위노나가 경비행기 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폴의 삶도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자신조차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픔의 늪으로.

 

 

그럼에도 주어진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견디던 폴. 그를 견딜 수 없게 한 어떤 사람의 태도. 결국 폴의 삶은 어긋나고 말았다.

 

 

 

태어남과 동시에 다르게 주어진 세상, 그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을 꾸리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교도소에 있던 폴이 '눈을 감는다. 잠이 든다. 잠은 여기서, 쥐들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사랑한 세 망자(아버지, 아내 위노나, 개 누크)를 떠올리며 몹시 추운 밤을 견디는 것처럼, 누군가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이런 말을 건넬 수도 있겠다.

 

"인생은 원래 형편없는 말과 같은 거래, 그 인생이라는 말이 우리를 떨어뜨리거든 입 다물고 얼른 다시 올라타라던데."라고.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는 방법은 책에 나온 누군가의 대사(문장) 하나를 건네는 몸짓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똑같지 않아도 괜찮아, 괜찮아!" 나에게도 위로를 건넨 장폴 뒤부아의 소설.

​* (창비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하였습니다.)

 

가끔 셀리그먼 씨 생각이 났다. 골프나 테니스를 잘 치게 해주는 유대교회당처럼 홀아비 생활을 견딜 만하게 해주는 유대교회당도 이 도시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 회당이 있다면 그곳의 랍비는 내 친구 호턴의 기본 철학과 다르지 않은 말을 해줄 것 같다. "인생은 형편없는 말馬 같은 거야, 이 사람아. 그 말이 자네를 떨어뜨리거든 입 다물고 얼른 다시 올라타야지."-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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