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영화로 먼저 봤던 기억이 있다.
번역은 2018년도에 나온 최근작이지만, 나름 영화로는 괜찮게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감이 안 왔다. 거의 처음 읽는 느낌으로 읽었다.
지금 검색해보니 영화는 2015년에 개봉한 걸로 나온다. 원작(소설)은 2012년.
일단 구성이 독특하다. 기자가 단답형식으로 질문하면 답변자는 길게 주저리 하는 형식이다.
분량은 중편인데, 부록에 있는 기사와 '만마로' 라고 하는 sns 댓글로 장편 분량을 채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런 창의적인 구성도 나오는가 싶다.
미나토 가나에 여사의 작품은 처음인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단순하고 자명해 보이지만,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기란 매우 힘들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내가 남을 보는 시선과, 타자가 나를 보는 시선에 대한 간극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흔히 이런 말을 들으며 자란다. '예쁜 여자는 성격이 안 좋을거야', 또는 '마음씨도 좋네', '신은 공평하게도 예쁜만큼 단점이 있더라.' 등등. 가지각색의 생각이 퍼져있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사람을 쉽게 판단해서도 안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특히나 직장같은 일터에서는 직급, 나이, 성별에 맞는 페르소나를 쓰게 되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런 면을 대두시키기 위해 배경을 직장으로 한 것 같다. 화장품 회사의 이미지에 맞게 외모에 신경을 써야하는 곳이고, 외모지상자본주의 시대인 만큼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을 다뤘다.
인적이 번잡한 시내에 나가면 비슷한 외모, 화장, 패션, 몸매를 볼 수 있다. 어쩌다가 완전히 상하의가 똑같은 옷을 입은 상대를 만나면 부끄럽기까지 하다.
오죽하면 인터넷에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고 비교하는 글까지 나올 정도니 말이다.
우리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할까? 노력하기 이전에 가면을 벗어던지는 사회가 먼저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