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무코다 이발소>를 읽었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건 <면장선거>였어요.
<공중그네>를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던 중 <면장선거>를 추천받았는데
공중그네보다 더 엉뚱해진 이라부 샌세를 만나게 되었죠. ㅋㅋ
이번 신작 <무코다 이발소>는 도마자와 라는 시골 마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무코다씨가 주인공입니다.
무코다씨는 <공중그네>나 <면장선서>의 주인공인 이라부 선생보다 훨씬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내려온 아들이 반갑기는 커녕 도시에서 쫒겨 내려온 건 아닌가 의심부터 합니다.
도마자와는 한가하고 살기 좋을 것 같은 시골마을이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노인들만 넘쳐나 이발소 2곳, 주유소 1곳, 술집 1곳 등
생활 편의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산골 마을입니다.
이 소설은 도마자와라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각 단편마다 주인공이 있는 옴니버스식 소설이에요.
그렇다고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미화한 소설은 아닙니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가 그렇게 따뜻한 얘기만 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ㅋ
사실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귀농을 꿈꾸게 되잖아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연예인들까지도 제주도로 강원도로 귀농 생활 하는 걸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 소설은 우리가 꿈꾸는 귀농이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무코다씨의 친구가 도마자와로 내려오고 싶다는 말에 무코다씨는 대답합니다.
"너, 안사람과 둘이 느긋하게 살고 싶다느니 하는데, 너무 느긋해진 거 아냐?
겨울 되면 눈 치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잊었냔 말이야. 달도 별도 없는 밤의 어둠을 다 잊은거야?
시골생활을 가볍게 말하지 말라고. 잘 들어. 도마자와에는 밝은 미래 따위 없어. 그걸 알고 하는 소리라면 돌아와."
어쩌면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입니다.
가볍게 술술 읽히지만 그 안에 있는 생각만큼은 가볍지 않은 소설 <무코다 이발소>.
농촌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고 싶다면,
따뜻하지만 현실적인 비관주의자 무코다 씨를 만나고 싶다면 <무코다 이발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