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잔잔하면서도 좋은 소설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양과 강철의 숲>
이 소설은 일본 서점 대상 1위로 뽑힌 작품입니다.
그냥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서점 대상 1위라면 대체 어떤 소설일까? 궁금해서 읽게된 소설이랍니다.
처음에 제목을 들었을 때는 무엇을 설명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무척 현학적인 내용의 어려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양의 가죽으로 만든 해머가 강철로 만든 현을 두드리며 나는 피아노 소리를 묘사한 제목 자체도 정말 멋지게 느껴지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피아노 조율사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학교 체육관에 있는 피아노를 조율하러 온 조율사가
피아노 음 하나하나 조율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어
차근차근 피아노 조율사로 커 가는 이야기입니다.
숲 냄새가 났다.
가을, 밤에 가까운 시간의 숲.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나뭇잎이 바스락바스락 우는 소리를 냈다.
밤이 되기 시작한 시간의 숲 냄새.
눈앞에 크고 새까만 피아노가 있었다.
피아노 뚜껑은 열려 있었고 그 옆에 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몇 군데 두드리자,
뚜껑이 열린 숲에서 나무들이 흔들리는 냄새가 났다.
밤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본문 중에서
주인공이 처음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는 장면이에요.
이 페이지만 읽어도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일본 독자의 리뷰처럼
페이지를 넘기면 평온한 숲의 냄새, 편안한 음악이 들려오고
눈을 감으면 어디에 있더라도 잠잠한 고요 속에서 주위의 풍경까지 바꿔버리는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설명하는 글들(유려한 문체, 감각적인 묘사 등)이 모두
책의 느낌이나 감상을 절반도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이 어지럽고 어수선할 때 고요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면서도 착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양과 강철의 숲>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