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부리의 서재

지난주와 지지난주, 수업을 하지 못했다. 

지지난주엔 중환자실에 있었고, 

지난주엔, 아마 혈액을 잃은 탓이겠지만, 기력이 딸려 십분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오늘 수업은 무려 3주만이었는데, 

수업 때 들어가니까 학생들이 열렬한 박수로 환영을 해준다. 

거기서 그칠 줄 알았는데 학생들이 뭔가를 가지고 앞으로 나온다.  

 

 

 

 

학생들이 깨알같이 쓴 응원문구, 

그리고 위에 좋은 음식들 (위에 좀 문제가 있었다) 리스트, 

오늘이 빼빼로데이니만큼 빼빼로 세상자가 내 강의 복귀 기념 선물이었다. 

다른 두 개도 귀한 선물이지만, 

학생들이 쓴 응원문구를 읽다가 눈물이 날 것 같아 그만둬 버렸다. 

나중에 연구실로 와서 혼자 읽는데, 

역시나 눈물이 난다.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는, 자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다. 

학생들에게 정말 고마웠고, 

그들의 바람대로 앞으로는 조심조심, 건강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난, 2011년 본과 1학년 학생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연구실에서 혼자 읽기 잘했단 생각이 든다. 

나이든 남자가 눈물을 짜는 건 좀 청승맞아 보이니까. 

제목을 '울었다'가 아닌, '울뻔했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