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바람 부는 책방



 4월 이야기
 어느해 4월, 지금은 없어진 코아아트홀 
 다시는 못 볼꺼라 생각했던
 96년, 어릴적 먼 곳에서 만났던 남자애와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 이후 한참이 지나,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에 대해 기억에 남는건

 벚꽃비
 빨간우산
 아주 짧은 러닝타임 정도였다.

 영화의 시작은 홋카이도에서 무사시노대학에 가는  우즈키를 배웅하는 식구들.

또 하나, 아, 이 장면 했던건 
빈 집( 210호더라) 에 들어가서
다다미방 가득 들어온 햇살 바라보다 
옆으로 누워버리는거.  
그리고 기억 속의 그 벚꽃비 장면 
이삿집 트럭이 오고
 길을 물어보는 동안
나오는 신부.

 세세한 장면 하나하나가
 šœ지 감독 영화답게 아름답고 평범하다.

 

 

 

이 영화는 우즈키가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와서 만나게 되는 '처음'의 어색함. 
괴상한 친구도 만나고, 역시 좀 독특한 옆집 아가씨도 만나고,



' 이 대학에는 왜 왔어?'
라는 질문에 얼버무리다가 결국은
'스미마생' 하고 앉아버리는 우즈키

그녀가 멀고먼 홋카이도에서
무사시노까지 오게 된건

고등학교때 짝사랑인 야마자키 선배를 찾아서이다.
영화 중간에 나온 '무사시노' 흑백영화는
참 뜬금없었는데,
그녀에게는 '무사시노' 란 키워드가
짝사랑의 키워드 같은 것이었다.
무사시노,무사시노,무사시노...

그녀의 짝사랑 야마자키 선배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은 무사시노도서점.

자전거, 책, 서점, 플라잉낚시, 벚꽃 등은 
영화내내 등장하는 주조연들이다.

1시간 정도의 짧은 영화인데, 
내 기억은 참 엉망이다.

야마자키 선배가 매주 책을 권해준다던가
옆집여자가 사실은 술집여자라던가
괴짜 친구가 우즈키의 지갑을 훔친다던가 
기억하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였다.

 

 

 

 

Love just has begun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려는 찰나, 영화는 끝난다.
'사랑의 시작' 에서 '해피앤딩' 까지의 결말에 익숙한 나는
'사랑 시작 그 전' 에서 '사랑의 시작' 까지의 결말이 낯설고 생소하지만,
뭐, 그걸로 좋다.

4월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