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직선과 곡선 2021/06/06 13:57
직선과 곡선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 15,300원 (10%↓
850) - 2020-12-07
: 16,098
자신에게 정직 할 수 있다는 것!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나목’을 빨리 읽어야 겠다!
나는 내 마지막 몇 달을 철없고 앳된 시절의 감동과사랑으로 장식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이해관계 없는순수한 찬탄을 보내고 싶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 여기저기 허둥대며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아름다운 것을 봐두려고 생각하면 그건 이미탐욕이다. 탐욕은 추하다.
내 둘레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 내 창이 허락해주는 한 조각의 하늘, 한 폭의 저녁놀, 먼 산빛, 이런 것들을 순수한 기쁨으로 바라보며 영혼 깊숙이새겨두고 싶다. 그리고 남편을 사랑하고 싶다. 가족들의생활비를 벌어 오는 사람으로서도 아니고, 아이들의 아버지로서도 아니고, 그냥 남자로서 사랑하고 싶다. 태초의 남녀 같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이런 찬란한 시간이 과연 내 생애에서 허락될까. 허락된다면 그때는 언제쯤일까. 10년 후쯤이 될까, 20년후쯤이 될까, 몇 년 후라도 좋으니 그때가 가을이었으면싶다. 가을과 함께 곱게 쇠진하고 싶다.
돌이켜보면 내가 살아낸 세상은 연륜으로도, 머리로도, 사랑으로도, 상식으로도 이해 못 할 것 천지였다.
오래 행복하고 싶다.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 싶다.
북플에서 작성한 글은 북플 및 PC서재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