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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리뷰하는 엑스아미닥
  • 독이 든 화형 법정
  • 사카키바야시 메이
  • 17,820원 (10%990)
  • 2026-02-24
  • : 2,51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독이 든 화형 법정』 완독했습니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대략 570페이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아니 두께에 비하면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고 봐도 되려나요. 간만에 상당히 만족스런 독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마녀가 존재하는 세계관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입니다. 법정이 등장하므로 법정 미스터리라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곳은 일반적인 법정이 아닌 ‘화형 법정’. 이 법정에서 가려지는 것은 사건의 진실이 아니라 오직 피의자가 마녀인지 여부입니다. 마녀를 구분하는 기준은 세 가지, 1) 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다 2) 마녀는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다 3) 마녀는 타인의 감정을 조종할 수 있다 입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통해 피의자를 마녀로 고발하는 심문관과 피의자가 마녀가 아님을 변호하는 변호사가 서로 화형 법정에서 다투게 됩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이 설정이 참 영리하구나 싶어집니다. 단순히 마녀가 아니면 불가능한 사건이 벌어져 마녀로 지목당할 수도 있지만, 마녀가 아니라면 범인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화형 법정은 오직 6시간 동안만 세워지고 심문관이 이 시간동안 입증하지 못하면 마녀라도 풀려나게 됩니다. 때문에 이 법정 안에서는 실제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논리를 세우고 이를 증명하거나 상대의 논리를 반박해 꺾는 것이죠. 아무리 조작된 증거를 가져왔다 해도 6시간 안에 이를 반박하지 못하면 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로지 무죄 방면 또는 화형 뿐이죠.

일견 단순해 보이는 규칙과 제한된 상황 안에서 작가인 사카키바야시 메이는 정말 다양한 논리를 전개시켜 독자를 즐겁게 합니다. 띠지에 언급된 대로 앤서니 버클리의 『독 초콜릿 사건』의 특수설정 버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작가는 메이슨 상회 편지지로 이 고전에 대한 오마주를 전합니다.) 거기에 더해 저는 시로다이라 쿄 작가의 『허구 추리』도 떠오르더군요. 맥락이 좀 다르긴 하지만, 실제 진실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납득시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짓이지만 논리적으로 합당한 추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는 점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분량도 내용도 무척 만족스런 작품이었습니다.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뒤집히는 법정 싸움과 수많은 복선들이 계속해서 반전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무척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됨과 동시에, 이 세계관 무척 매력적인데 시리즈로 후속작이 나왔으면 싶네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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