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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날들...
  •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장은진
  • 14,400원 (10%800)
  • 2009-09-28
  • : 1,595

(중략)그러나 어딜 가도 인간은 선택과 결정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나보다. 어느 한쪽을 고르지 않으면 삶은 결코 굴러가지 않으니 말이다. -26쪽
신뢰가 깊어지면 지배가 되기도 한다.-52쪽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삶의 시작은 기쁨이지만 삶의 결말은 결국 슬픈 것이다.' -70쪽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글쓰기가 유혹이 된다고 했던 어떤 작가의 말처럼, 말에 서툰 자는 글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아니 가질 수밖에 없다. 나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걸 포기한 대신 글을 선택했다. 글은 편했고, 자연히 글을 읽거나 쓰면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96-97쪽
극심한 취기와 우울 속에서 나는 앞으로 여행을 계속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을 내렸다. 여행에 대한 결정이 끝나자 곧바로 생에 대한 갖가지 다른 결정들이 순서를 기다렸다 내게 달려들었다. 급기야 그 결정은 극한까지, 앞으로 살 것인지 말 것인지로까지 옮겨갔다. 짧은 순간 산다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다가왔고 모든 게 부질없다고 느껴졌다. 문득, 정말 죽고 싶어졌다. 나중에는 충동적으로 '죽자'고 마음 속 다른 내가 혼자 결정을 내려버렸다. -102쪽
"서머싯 몸이 이런 말을 했어요.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 자기 작품을 읽고 감동을 느끼고, 사람의 혼을 움직여 연민이나 공포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면 그보다 더 멋진 힘의 행사는 없다고."-128쪽
스포트라이트는 사람을 지치게 하고, 슬럼프에 빠지게도 한다. 성정과 변화의 과정 없이 초반부터 과속으로 치고 나간 자들은 결국에는 불행해지고, 간혹은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주저앉게 되기도 한다. 가불받은 월급처럼, 그들은 단지 자신의 행복을 남들보다 앞당겨 써버린 자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각자에게 할당된 행복의 양이 정해져 있고 그 행복을 자신의 의지대로 배치할 수 있는 거라면, 그 행복은 앞에 놓는게 좋을까 뒤에 놓는게 좋을까 . 나라면 뒤에 배치하겠다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173쪽
헤어진다는 건 그런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의 자기 상태로 돌아가는 것.-197쪽
"세상이......원래......불쌍하다고 사정을 봐주진 않잖아요. 더 가혹하면 가혹했지......"-244쪽
전화 받는 걸 늘 귀찮아하던 녀석이었는데, 일상의 습관 하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서운했던 모양이다. 우리의 통화는 다른 때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다. 습관과의 이별이란 원래가 서운한 법이다. 그 습관이 내면과 일상의 평화에 기여했다면 더욱. 나의 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나는 다른 습관에 적응해야 하고, 다른 일상에서 나를 찾아야 한다. 진정한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259쪽
그후 나는 생의 모든 일은 하루 사이에 일어난다는 걸 알게되었다.-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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