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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질하는머리
  • 풍기농서
  • 마보융
  • 16,200원 (10%900)
  • 2021-04-23
  • : 423
중국 어느 농촌 마을의 미스터리인가 했는데(...전자책은 표지를 자세히 안 보게 된다) 삼국 시대 첩보물??? 호, 이건 재미없을 수가 없다. 제갈량의 1차 북벌 이후 시점으로 조예-유선-손권 통치기. 주 무대는 촉한으로 제갈량의 고군분투 시절이다. 일단 페이지 잘 넘어간다.

일종의 가상 역사물이긴 한데 삼국지 하면 진수의 정사보다 나관중의 연의가 먼저 떠오르는지라 위화감이 없다(있으면 그게 이상하지). 삼국지의 얼개를 따라가기 때문에 글줄 사이로 불꽃처럼 타올라 연기처럼 사라지는 정서가 환기되기도. 별이 떠오르면 지게 마련이다.
순후는 조용히 굳은 표정으로 뚫어져라 절벽을 주시했다.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간첩의 시체가 없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었다. 정말 이렇게 가파른 절벽에서 굴러떨어지고도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순후는 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이 없으니, 삼십사 년 후 이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263년, 정예군 일 만을 거느린 위나라 장군 등애(鄧艾)가 똑같은 방법으로 음평 절벽을 지나 지름길로 성도까지 쳐들어갔다. 그해 촉한은 결국 멸망했다.
몇 년 후 위나라에서 고평릉 정변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피살된 하급 관리의 집에서 위나라 조정의 극비 정보가 발견됐다. 그러나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아무도 이 사실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이 하급 관리의 조사 보고서는 수많은 문서 더미에 파묻혀 영원히 빛을 보지 못했다.
유일하게 변치 않은 것은 진령산맥에서 불어오는 농서의 싸늘한 바람뿐이었다. 농서의 바람은 험준한 산봉우리 사이를 끊임없이 맴돌며 변해가는 세상을 묵묵히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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