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하는 폭포의 말로 들려주는 도시 패터슨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로써 쓰여지는 활자의 유영
"저는 그 모든 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을 알았죠. 저는 제가 그것을 저의 형식으로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완성된 형식은 아님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무형식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저의 형식을 발명해야만 했어요. 만일 그것을 형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에요."
말수가 없는 편은 아니나(그냥 말 많음),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하지 못했단 것을. 혹은 이제 하고 싶은 말조차 전부 없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잠기는 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그런 제 사정과는 달리,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십 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5권이나 써내는 사람이 있었단 사실은 참으로 질투가 나네요. 그것도 도시를 통해 얻은 발언권이라니. 관념이 아닌 사물을 통해서 말하는 새로운 시학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를 '객관주의', 혹은 '즉물주의'라고 한다네요. 출처는 읻다 저자 소개!
"그것이 바로 시인의 업무다. 내과 희사가 환자를 다루듯, 모호한 범주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앞에 있는 것에 대해 자세히 쓰며 개별적인 것에서 보편적인 것을 발견하는 것."
시의 경탄에, 생동감에, 펄떡펄떡 뛰는듯한 감각에 압도당할 때의 느낌이 참 좋아요. 단 몇 개의 단어만으로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단 것이 위로가 됩니다. 어쩌면 그렇게 시를 통해 다른 세계로 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안도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아직은 내가 시를 느끼는구나, 마음이 딱딱해지지 않았구나.. 하면서 말이에요. 멋지고 신비하고 아마 내가 평생 이해하지 못할 시구들을 가득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이것이 독자의 업무겠지요. 언젠가 해설보다 시를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 실험적인 도서의 내용을 본문에도 재미있게 구성해두었어요. 편집자님이 괴롭고 즐거우셨을 것 같습니다. 독자는 당연히 당연히 좋고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