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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 괴짜가 사랑한 통계학
  • 그레이엄 테터솔
  • 10,800원 (10%600)
  • 2009-09-11
  • : 240

나는 학교 다닐 때 암기과목이 너무 싫었다. 암기 과목이 아니라도 뭔가를 외우는 게 정말 싫었다.
수학시간에도 수학공식을 암기하는 걸 싫어했는데, 공식 없이도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게 바로 노가다식 계산이다. (노가다가 우리말인 지, 표준말이긴 한 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숫자를 대입해서 풀어보고, 몇 개의 식을 가지고 아예 공식을 만들어 내고, 하나 하나 좌표를 찍어서 그래프를 그리고... 등등
시간만 많이 주어진다면 공식을 외우지 않아도 노가다식으로 어떤 수학문제든 풀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그레이엄 테터솔은 그 노가다식 계산을 벼라별 곳에 다 써 먹는 사람이다.
진짜 노가다식 계산의 제왕이라고 할까.  

그리고 그 계산이 적용되는 것들이 참 쓸 데 없는 듯 보이면서도 재미있는 것들이다.
전구를 켜거나 물을 끓이거나 세탁기를 돌리는 걸 사람의 힘으로 했을 때의 에너지로 환산하는 부분은 진짜 너무 웃겨서 깔깔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계산이 사실 쓸 데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가 화석연료를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거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묘지의 면적, 전쟁에 들어가는 비용, 내가 1년동안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 풍력발전기의 전력 계산,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는데 걸리는 시간과 녹으면 얼마나 바닷물이 증가할 지 등은 환경에 대한 저자의 깊은 관심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동차를 끌 수 있는 파리의 마릿 수, 천사의 날개 크기, 시저의 숨에서 나온 공기분자가 내가 들이마시는 숨에 얼마나 들어있는 지, 손가락으로 달의 크기와 무게를 재는 방법 같은 내용은 저자의 창의력과 유머를 보여준다. 

어디서든 연필과 종이, 그리고 호기심만 있으면 도대체 지루할 틈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고
나도 얼마 후엔 괴짜의 대열에 끼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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