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보다 더 ˝수학의 정석˝다운 책!!
대지에못박힌부유초 2017/09/16 11:14
대지에못박힌부유초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초등 수학 부모가 가르쳐라!
- 일본 마루코사 편집부 기획.구성
- 10,350원 (10%↓
570) - 2016-04-11
: 126
수학의 개념과 공식을 이렇게 알기쉽게 엑기스만 뽑아 정리해놓다니! 미분•적분 등 고등수학 과정을 빼고는(하긴 요즘 교과과정은 모르겠지만) 중등수학까지는 그대로 다 커버된 느낌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 도형방정식 수업시간에 딴 생각하다가 그 부분을 결코 따라잡지 못 한 경험이 있다. 당시 수학교사에게 따로 찾아가 설명도 요청해보고, 그녀의 설명으로는 전혀 못 알아듣겠기에 해법과 정석으로 재도전도 해봤지만 개념에 대한 이해없이 무조건 어려운 문제로 바로 들어가는 통에 끝까지 그 내용을 이해 못 했었다. 그래서 도형방정식, 특히 삼각형 하나를 주고 그걸로 원뿔을 만들 때 겉면적과 부피를 구하란 문제는 내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정도이다.
이 책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어차피 수학은 내가 커버해줄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간혹 물어올 때, 내 과거의 실패경험에 비추어 최소한 그 개념을 설명해줄 정도의 얕은 지식 수준은 탑재해두고파서 제목만 보고 구매했다. 그런데 이게 보물단지였을 줄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내 고등학교 시절 수학교사는 그녀부터 수리문제 외에 학문으로서의 수학에 대한 개념이해가 전무했던 듯 하다.(명색이 수학교육과 출신일 텐데, 그런 걸 보면 교사임용시험의 문제출제 방향을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교무실에 다녀온 친구들 말로는 "휴식시간 때마다 해법을 같이 풀고 있더라"였다. 그러니까 개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공식만 간신히 외워 무조건 어려운 문제부터 풀어보는, 기초력 부족인 상태에서 탑을 쌓아보려 애쓰다 모래탑이 되어버린 결과는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이 책은 어째서 원기둥과 원뿔의 넓이와 부피를 구하는 공식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개념을 정립해주며 공식을 설명해준다. 개념이해의 바탕 위에 세워진 공식 주입은, 문제가 아무리 뒤틀려 나와도 적절한 공식을 찾아 대입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주리라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초중등수학에 대해 학부모에게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설명서로, 교사에게는 수업보조서로, 그리고 학생에게는 요약집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의 정석"이란 책에서 그 "정석" 단어가 어떤 특정 저서의 고유명사화하였지만, 그 단어의 뜻을 생각해본다면 일반명사로서는 이 책에게 그 명칭을 양보하라 하고 싶다. 그만큼 내게는 무릎을 탁 치게 할 정도의 접근방식을 선보여줬다. 내 학창시절, 그 정석이 아닌 이 "정석"이 있었다면 난 아마 내가 원하던 학교의 학과에 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 지금의 내 모습도 또한 다른 행보로 달라져있지는 않았을까, 이 한가한 토요일 오전에 조금은 나른한 상상을 해본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