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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화의 書齋
55
엄동화  2022/06/25 15:38

 

 

 

이 글은 순수한 허구이므로, 본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국가, 배경, 도시 등은 모두 사실과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19>의 내용도 있으므로 읽으시려는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第 三 部

 

 

 

 

 

 


 

 

 第 二 章  

  

 그로부터 얼마 후, 날이 어두워지자 문을 닫은 앞의 방에서 누군가가 양초에 불을 밝혔다. 하지만 <찰리>가 있던 방의 문은 열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찰리>는 <인디오-미구엘>가 총을 가슴에 안은 채로 문 앞에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레온>은 무슨 일이 있다고 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그러자 <찰리>는 <인디오>가 언제쯤 교대를 하는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앞의 방에는 <레온> 대신 흑인이 한 명 있었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 칼이 있다면...>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벽에 구멍이라도 내서 그 구멍으로 도망이라도 갈 것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이미 밖에서 돌아와 있었던 <아키노>가 양초에 불을 붙여서 <찰리>가 있던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또 그때 <아키노>는 왼손으로 초들 들고 있었는데, 그러나 언제나처럼 오른손은 청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어져 있었다. 그러자 <찰리>는 <분명히 그 손에는 총이든, 칼이든 쥐어져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자 <찰리>는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탈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은 불가능한 상황에서일수록 그것을 극복해보려는 존재였다.

  "신부(神父)는 어디 갔나?"

 <찰리>가 물었다.

 그러자 <아키노>가 이렇게 답을 했다.

  "세뇨르(senor) 포트남! 그는 일이 있어서 시내(市內)에 나갔어요!"

 그러자 <찰리>는 그들이 대단히 정중하고 신사적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그는 <그들이 자신을 안심시킬 목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거나, 혹은 처형 전에 베푸는 친절의 표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아키노>를 시험해 볼 양으로 이렇게 말을 해 보았다.

  "배가 고픈데, 스테이크(steak)라도 좀 먹을 수 있을까?"

 그러자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조금만 기다리시오, 몰타(Malta)가 오면 스튜(stew)를 만들어줄 것이오. 물론, 괜찮은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허기 정도는 면하게 해 줄 것이오!"

 <흠, 스튜라고?...>

 그러자 <찰리>가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또 <스테이크>라면 칼을 사용하겠지만, 그러나 <스튜>라면 분명히 스푼밖에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문이었다.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다.

  "여기 술이 조금 남았는데? 같이 한잔하겠는가?"

 그러자 또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는 근무 중에는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되어 있소."
  "그래도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나?"

 그러자 또 <아키노>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정말 한잔만이요! 한잔만 마시고 나서 양파를 조금 씹어 먹으면 냄새가 나지 않겠지!"
  "왜?"
  "<레온>이 싫어하니까!"
  "그런데?"
  "<레온>에게는 규율엄수가 생활이겠지만,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레온>처럼 신부(神父) 같이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 <찰리>가 머리를 끄덕이면서 <아키노>의 잔에다 술을 조금 부어주었다.

 그러자 또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고맙습니다. 아니, 근데 이렇게 적게 주는 겁니까? 주려면 한잔 가득 부어 주지?!"

  그러자 <찰리>가 자신의 잔에도 술을 조금 따르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한잔 가득 따라 줄만큼 술이 넉넉하지가 않네, 아무튼 건배나 하세!"
  "네, 그럼 건배!"

 그러자 또 <아키노>가 그것만이라도 만족을 한다는 듯 이렇게 말을 하면서 술을 쭉 들이켰는데, 그러나 오른손은 호주머니에서 빼지 않은 채였다. 그러자 또 <찰리>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아키노?"
  "그건 또 무슨 말이죠?"
  "그러니까, 자네도 프롤레타리아(prolétariat-노동자 또는 그런 계급)인가 하는 말일세!"

 그러자 <아키노>가 망설이지도 않고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는 전부 범죄자들이오!"

 그러자 <찰리>가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그것이 자네들의 전문(專門)인가?"

 그러자 <아키노>가 긍정의 뜻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그 <레온>과는 어떻게 만났는가?"
  "네, 그러니까 우리는 전부 옛날에 어떤 아주 좋은 신부님이 가르치시던 학교에 다녔어요. 그래서 아주 좋아했는데, 그런데 그곳에 <레온>도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는데, 그때부터 <레온>은 변호사가 꿈이었다고 했어요."
  "그럼 자네는?"
  "아, 나는 작가가 꿈이었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작가는 배가 고픈 직업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담배를 팔기 시작했었죠! 그래서 길에서 미국담배를 팔면서 돈을 모았는데, 그 담배는 <파나마>에서 밀수를 했던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수입이 제법 짭짤해서, 그 돈으로 나중에는 3명이서 가게를 하나 빌려서 <치파(chipa-탁구공만한 크기의 빵으로, 원래는 파라과이가 원산지였으나, 이스트균을 전혀 쓰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보존이 좋아서, 20세기 중반부터 남미(南美)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서는 그것을 치파, 또는 치파시토(chipacito)라고 불렀고, 브라질에서는 뽕 디 케죠(Pao de Queijo 또는 빵 지 케쥬) 등으로 불렸으며, 사용하는 재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음>를 팔아서 돈을 더 벌었지요! 근데 그것은 많이 먹으면 살이 쪄요."
  "음, 그랬었군!"
  "네!"

 그러자 또 <찰리>가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다는 듯 이렇게 말을 했다.

  "나도 교외(郊外)에 산장(山莊)을 하나 가지고 있어! 그래서 농사를 좀 해 본 사람들이라면 탐을 낼만한 그런 것이지. 그런데 자네는 교육도 받은 사람인데, 다른 일은 생각한 것이 없는가?"

 그러자 또 마치 <아키노>가 과시라도 하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아니요! 나도 하는 일이 있어요!"
  "아, 어떤 것이지?"
  "이미 말했잖아요? 범죄자겸 시인(詩人)이라고!"
  "음? 시인?!..."
  "네! 내가 학교에 다녔을 때 <레온>이 글을 쓰는 것을 많이 도와줬죠! 그리고 나에게 재능이 있다고도 말을 해줬어요! 그래서 그 후에 <아순시온>에 있는 어떤 신문사에 <양키-미국인>를 비판하는 글도 써 보냈던 적이 있었어요!"
  "아, 그래서?"
  "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장군(將軍)의 명으로 <양키>에 대해서 험담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우리가 몇 번이나 글을 보냈지만 신문사에서 받아주질 않았죠! 아마도 우리가 무슨 정치적인 활동가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음, 그래서?"
  "그러니 도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아예 그때부터 정치활동가가 되어버렸죠! 그래서 또 결국, 우리는 정치범이 되어서 감옥에 가게 되었고, 그래서 또 결국 이렇게 된 것이죠! 하지만 뭐, 그렇다고 <콜로라도 당(黨-國民共和協會-Asociación Nacional Republicana、ANR-PC- 1887년에 설립된 파라과이의 정당. 통상 Partido Colorado로 알려져 있지만, 상세한 것은 후술 또는 생략>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군(將軍)의 당원(黨員)도 아니지만!..."
  "감옥에서는 아주 힘들었겠군?"
  "그야 뭐, 말로 다 할 수도 없었죠!"

 그리고는 <아키노>가 그때서야 자신의 오른손을 <찰리>가 보란 듯이 내밀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거기서 이 손이 이렇게 되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시(詩)를 쓰기 시작했죠! 하지만 왼손으로 쓰는 것이 제법 힘들었지만, 하지만 감옥에서야 남는 것이 시간이니 천천히 썼던 거죠! 하지만 나는 느린 것은 정말 싫어요! 그러니까 거북이가 되느니 차라리 쥐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또 거북이가 오랜 산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는 거북이쪽이 더 낫겠죠?"
  "음..."
  "아무튼 나는 독수리(鷲)를 아주 좋아해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처럼 일직선으로 내리꽂히면서 먹이를 사냥하는 그 모습이란! 상상만 해도 멋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대머리독수리는 아니에요! 그들은 죽은 먹잇감이 다시 살아날지 어떨지 눈치를 보면서 슬슬 다가가서 비굴한 모습으로 먹는 것이 그건 정말 아니에요!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시(詩)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산문(散文)은 아무래도 느릿하게 나아가지만, 시는 마치 독수리같이 잽싸게 날아올라서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단번에 물어서 죽여 버리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물론, 감옥에서는 종이도 필기구도 아무것도 주지 않았지만,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았어요!"
  "아, 그럼 어떻게?..."
  "네, 그냥 외어버렸죠!"
  "아,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모양인데, 그럼 그 내용은 어땠지? 그러니까 괜찮은 것이었나?"
  "그야 뭐 잘 모르죠!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괜찮았어요! 그리고 <레온>도 괜찮다고 말을 했어요! 뭐, 비용(François Villon-1431년부터 1463년 1월 5일 이후. 프랑스의 시인)이란 사람의 글과 비슷하다나? 아무튼, 그 사람도 나처럼 범죄자였다지요?"
  "글쎄, 난 잘 모르는 사람인데?"
  "뭐, 관계없어요! 어쨌든 내가 처음 감옥에서 썼던 시(詩)는 솔직히 별 거 아니었어요. 우리가 처음 감옥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것을 썼던 것이니까요! 혹시 <트로츠키(Trotskii, Leon-러시아의 혁명가(1879-1940). 유대의 소지주 태생. 혁명에 참가하여 1898년 체포되었으나 탈주하여 빈에서 ‘프라우다’를 발행함. 1917년 3월 혁명 후 귀국하여 레닌과 더불어 활동하였으나, 신경제 정책에 반대하여 27년 당에서 제명되고, 멕시코에서 암살됨. 이하 생략)>가 멕시코로 가서 자신이 지낼 집을 처음 봤을 때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글쎄..."
  "네, 저도 들은 이야깁니다만, 그는 그 집이 암살자들로부터 자신을 완전히 지켜줄 정도로 견고하게 지은 집이라고 했다는데, 그래서 제법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을 처음 보았을 때 그는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집을 보니 내가 처음 감옥에 갔던 때가 생각이 난다> 또는 <내가 처음 들어 갔던 감옥이 생각이 난다. 문에서 나는 소리도 꼭 같고...>"
  "음..."
  "그래서 나의 시에도 리프레인(refrain-후렴)에 이렇게 썼지요! <내가 아버지를 봤던 것은 항상 격자(格子)를 통해서였다>"
  "음, 그러니까 <트로츠키>의 말에 영감을 받아서 그렇게 썼다는 것이군? 그런데 왜 격자(格子)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지?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처럼 자네 아버지도 무서웠기 때문이었나?"

 그러자 또 <아키노>가 약간 취한 듯, 몽롱한 눈빛으로 허공을 보면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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