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제국이의 서재
  •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 19,800원 (10%1,100)
  • 2026-07-19
  • : 655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거장의 빛 뒤에 남겨진 이름들


✍🏻 저자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오귀스트 르누아르

✍🏻 엮은이 :  홍선기 

🏢 출판사 : 모티브


🎯 문학과 회화, 러시아와 프랑스, 거울처럼 자신을 들여다본 작가와 창문처럼 바깥의 빛을 그린 화가. 서로 멀어 보이는 두 이름 사이에 ‘사생아’라는 말이 놓이자 호기심보다 먼저 약간의 경계가 생겼다. 거장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책일까 싶었는데, 몇 장 넘기고 나니 시선은 스캔들보다 훨씬 가까운 곳,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외면했던 사람에게 머물기 시작했다. 더구나 『주인과 일꾼』과 『악마』,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따라가면서 르누아르의 유화와 편지까지 만나게 되는 구성이라니, 한 권 안에서 소설과 그림이 서로를 어떻게 비출지도 궁금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두 거장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될지, 아니면 유명인의 어두운 이력만 확인하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었다. 


🔖 르누아르의 《화가의 가족》을 보다가 나는 이상하게 그림 오른쪽 시선이 갔다. 더 오래 보게 됐다. 햇살과 아이, 가족이라는 제목은 충분히 따뜻한데, 정작 르누아르가 그토록 많은 소녀와 가족의 행복을 그렸다는 사실이, 정작 자신의 숨겨진 딸 잔이 등장하지 않았썼던 사실, 그의 딸 잔은 어디에도 없었다 . 수백 점의 소녀를 그린 화가가 자신의 딸을 화폭 밖에 두었다는 사실. 아름다움은 때로 무엇을 감추기 위해 더 환해지는 걸까. 그 질문이 그림의 색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참.


📖───────── 📖 


🔖 톨스토이의 『악마』에서 예브게니는 욕망을 끊으려다 다시 흔들리고, 끝내 자기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다. 특히 “자기 안에 있는 건 못 보면서 남에게서만 광기를 보는 사람들”이라는 문장은 쉽게 넘기기 어려웠다. 인간을 그토록 집요하게 해부한 작가의 실제 삶에 티모페이라는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겹치자, 작가 쪽으로 돌아서는 느낌이었다. 


📖───────── 📖 


🔖 톨스토이는 삶의 의미와 죄를 끝없이 캐물었고, 르누아르는 고통 속에서도 화면에는 기쁨과 살결, 빛을 남겼다. 한 사람은 자신을 파헤쳤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을 감췄다. 그런데 두 방식 모두 가장 가까운 자식 앞에서는 완전하지 못했다. 나는 여기서 거장의 위대함과 인간의 결함을 따로 떼어 보고 싶었지만, 조금 불편하게 책은 자꾸 둘을 한 자리에 앉힌다. 


📖───────── 📖 



🔖 1934년. 서로 알지 못했던 톨스토이의 아들 티모페이와 르누아르의 딸 잔이 같은 해 세상을 떠났다는 대목에서 책의 온도가 달라진다. 아버지들의 이름은 이미 역사와 예술 속에 굳어졌는데, 두 사람의 삶은 뒤늦게 한 문장 안에서 만난다. 살아 있는 동안 충분히 불리지 못한 이름들. 나는 그 숫자를 보며 거장을 기억하는 방식에도 빠진 자리가 있었음을 생각했다.


📖───────── 📖 


📌 책의 힘은 톨스토이와 르누아르를 끌어내리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위대한 작품과 초라한 선택이 한 인간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피하지 않는 데 있었다. 다만 두 사생아의 삶 자체가 조금 더 길게 들렸다면 책의 질문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거장의 이름보다 그 곁에서 지워진 사람을 먼저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주길 바란다. 나는 마지막에 결국 내 쪽으로 돌아온 질문 하나를 남겼다. 나는 내 과오를 안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