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하므로』 – 헤르만 헤세의 사유로 되찾는 조용한 기쁨
🔺 저자 : 헤르만 헤세 Hermann Karl Hesse
🔺 옮긴이 : 오웅석
🔺 출판사 : 더퀘스트

🎯 마치 오래전 누군가에게서 받은 편지를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의 삶이 빠르게 흘러가다 보니, 마음이 제자리를 잃은 채 따라가기에 벅찰 때가 많았는데 헤세의 문장은 그 속도를 잠시 늦추고 나를 앉혀 숨부터 고르게 해주었다. 화려한 말없이도 삶을 끌어안는 따뜻함이 있고, 슬픔을 지나며 얻은 지혜가 잔잔히 스며 있었다. 읽는 내내 ‘그래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히 되살아났다.
🔖 작은 기쁨이 일상을 바꿀 때
헤세는 한 송이 꽃을 책상 위에 두는 일, 아침길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일 등 일상의 사소함 속에서 삶의 빛을 찾았다. “이토록 사소한 순간으로도 삶의 기쁨이라는 빛나는 목걸이를 엮을 수 있다”라는 문장은 쉬운 말 같지만 마음을 크게 흔든다. 요즘의 나는 늘 ‘무언가 더 큰 것’을 바라는 데 익숙해져 있었는데, 헤세는 오히려 작고 느린 것들이 우리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말한다.


🔖 고통과 고독을 견디게 하는 문장들
특히 <비 오는 날>의 한 구절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언제나 또다시 나는 이런 날들로 내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삶 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언제나 또다시 이런 나날들이, 불안과 혐오와 절망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더라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을 테고 여전히 삶을 사랑하리라 ”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삶의 어두운 시간이 끝내 반복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절망보다 용기를 주었다. 헤세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지워버리지 않는다. 흔들리는 마음을 그대로 두고, 그 옆에서 조용히 “괜찮다, 이것도 지나간다”라고 말해준다.


🔖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가는 길
헤세는 평생 동안 ‘나’라는 존재를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영혼을 어떻게 불러오고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깊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영혼에 물어보라, 지성에 묻지 말라”는 부분에서 문득 마음이 뜨끔했다. 일상에서 나는 늘 판단과 계산, 이유와 근거에 기대어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내가 들어야 했던 건 영혼의 목소리였는지도 모른다.


🔖 헤세가 남긴 삶의 철학과 사유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는 고요하지만 단호하다. 그는 삶의 모순과 고통을 수없이 겪었고, 그 끝에서도 여전히 삶을 사랑했다. 그것은 낙관이라기보다, ‘삶이란 결국 스스로의 영혼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라는 깊은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일상에서 진짜 기쁨은 어디에 있는가, 영혼이 머무는 자리는 무엇인가. 읽고 나면 삶을 대하는 시선이 조금 더 다정해지고, 자기 자신에게 덜 매몰차게 대하게 된다.

💬 삶은 늘 우리를 조금씩 흔들어 놓지만, 헤세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그 흔들림조차도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작은 기쁨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고, 고요한 순간 하나가 우리를 다시 살아 있게 한다는 사실이 위로처럼 스며든다
📌 이 책은 더 단단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