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레디컬 페미니스트 모임에 들어갔다.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라 나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내가 들어온 지 얼마 안되어 새로 가입하려는 사람으로 인해 채팅방에서 여러 말이 오갔다. 이미 결혼을 했지만 함께 실천하고자 가입을 희망하는 여성 분이셨다. 가입을 불허한다는 결정에 이유를 묻자 기혼자는 가부장제를 공고히 하기에 허락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 기혼자는 가부장제를 부수려는 레디컬페미니스트 모임에 들어올 수 없다는 말에 '대체 레디컬 페미니스트란게 무엇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결혼을 했어도 현재 페미니즘을 접했고 많은 래디컬 패미니즘 의제에 동의한다면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물론 이론과 실천이 일체가 되어서 결혼제도에서 벗어난다면 더 좋겠지만 만약 그 기혼자가 아이도 있고 계속 한국사회에서 살아갈 계획이라면 결혼제도를 끊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스스로 래디컬 페미니스트라고 자청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한국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너무 온건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말 서프러제트처럼 물리적인 폭력도 불사해야한다고 생.각.만. 한다. 나 또한 여러가지 사회적인 여건 때문에 항상 모든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렇기에 단지 이미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기혼자는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자신의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결혼을 했기 때문에 결혼제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려는 여성의 입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여성들의 빼앗긴 권리를 찾으려는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