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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의 무해한 각성
  • 노르웨이의 숲 (30th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양장)
  • 무라카미 하루키
  • 14,400원 (10%800)
  • 2016-12-02
  • : 9,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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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라는 작가를 안들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숱하게 알려진 그의 작품을 접한적이라곤 영화 '상실의 시대'를 본 것 뿐이었던 나.

1Q84의 두꺼운 모습에 겁을 먹었었던 나.

 

 그 날 서점에 간건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을사러 갔었다. 유혹의 학교를 고르고 서점 이곳저곳을 살피던 나는 30주년 한정판 무라카미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이었다. 예븐 겉지로 쌓여져 책은 연두색과 연분홍색을 띄었고, 예쁘게 비닐포장이 된채로 세권정도가 나란히 세워져있었다. 살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영화 '상실의 시대'를 보고 별다른 감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앞뒤가 묘하게 개연성이 없는 느낌이 들었었다. 소설원작의 영화들이 다 그러듯이, 내가 원작을 읽은 건 아니었지만 원작은 이 영화보다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난 영화를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있어서 책을 읽으면 영화의 풍경들이 계속 생각나서 내 상상을 막을 것 같은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30주년 한정판'이라는 단어와 예쁜 책의 겉모습에 홀린듯 사고 말았다. 읽지 않으면 예쁘게 책장에 꽂아놔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집에 들고왔다. 일단 개인주의자 선언을 다 읽은 다음 그대로 있었던 비닐 포장을 뜯었다. 연두색과 연분홍색으로 보이던 표지는 불투명한 겉지 때문인걸 알았다. 겉지가 찢어질까 조심스레 겉지를 걷어내니 진한녹색과 진한붉은색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역시 이게 한정판인가.하면서. 양장본이라 그런지 책이 금방 상할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서리부분이 벌써 까졌다. 마음은 아프지만, 다시 겉지를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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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해서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나는 어설픈 페미니스트다. 여성학 책을 몇 권 보고 아주 많은 깨달음을 얻은, 아직 공부할 것도 많은. 세상의 불평등을 바로잡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의 시선으로 볼 때 개인적으로,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 난 나가사와보다도 와타나베가 더 좋지 않았다. 나가사와는 원래 그런사람이라 치자, 하지만 와타나베는? 자신의 생각이 있는 인물 인 줄 알았는데, 왜냐면 항상 나오코를 생각하니까...

그런데, 나가사와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지막엔 뜬금 없이 나오코의 절친인 레이코와 관계를 가지고... 내 상식선에선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은 내용이었다.

 뭐, 소설이니 그렇다치고. 난 와타나베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내가 본 와타나베는 혼자있는걸 잘하는..그런 느낌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가끔 난 쉽게 와타나베에 이입 할 수 있었다. 난 혼자있는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저 타인이나 새로운 사람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 뭐랄까...사람을 경험한 일이 다른 사람들 보다 아주 적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기즈키와 나오코와 와타나베 이 세사람의 관계가 굉장히 부러웠다. 그들은 어떨 지 몰라도 이런 나의 시선으로 볼때, 이 세사람의 관계는 정말 부러웠다. 그렇다고 내가 친구가 아예없는건 아니지만. 말은 조금 딱딱하게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주 끔찍하게 느껴져서.

 

 나는 이 책을 보며 가장 많이 생각한 건,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겪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먼저 연락할 줄도 알아야한다는것.. 끊어질 법도 한 인연들에게 먼저 손내미는 와타나베를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야지..이렇게 해야지..계속 생각했다. 인연을 계속 이어가야지만이 미도리같은 이성을 만날 수 있는거였다. 나를 끔찍히도 아껴주는 미도리 같은 사람을 내가 만날 수 있다. 난 곧 새 환경으로 갈 예정이다. 나와 비슷한듯 다른 와타나베를 생각하며 내 나름대로의 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노력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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