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도시에 대한 미시사적 탐구
elises 2002/01/03 20:14
elises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근대 도쿄는 일제 시대 당시 경성이 모델로 삼고서 모방을 했던 도시이다. 이러한 도쿄의 문명 또한 영국을 모델로 했던 것이다. 경성으로서는 이중적 모방의 왜곡된 모습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러한 이중적인 모습과 1930년대의 퇴폐적 경성을 그려낸 책이 김진송의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였다.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일본 문학을 전공한 미국인으로, 책 속에서 자주 나가이 가후, 타니자키 준이치로, 나쓰메 소세키 등을 인용하면서 도쿄의 문물과 근대를 설명하고 있다. 근대 도시를 설명한다고 해서 거창한 거대 담론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식생활, 의복, 유행, 주택, 교통, 유통, 상품화 등 일상생활들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메이지 시대 이후의 근대 도쿄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접근은 외국인이 바라본 일본의 모습이기에, 어느 정도 근본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시타마치의 일본 화류계의 게이샤들을 두고, 장인 정신 운운하는 접근 등은 약간 역겨운 감정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퇴폐적인 에도 시대의 모습과 이에 대비되는 무조건적 서양 추종의 메이지 시대를 잘 대조시켜 설명함으로써, 변혁의 시대에 일반 일본 시민들이 어떻게 근대적 문물을 소화했는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각종 판화들과 위에 언급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잘 배치시키면서 인문학적인 배경과 풍속사적인 자료의 행복한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각 장의 작은 항목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전체적인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수많은 자료들의 인용이 각주가 전혀 달려있지 않아서 출전을 알 수 없다는 점도 이 책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