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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생의 베일》로 문학의 재미를 일깨운 적이 있다.
집에 꽂혀 있는, 아직 읽지 않은 문학 책을 다시 훑어봤다.
그중 몇 권은 읽기도 했고 읽다가 다시 중단한 책도 있다.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다른 생각을 알 수 있고 비슷한 생각을 한 부분을 보면 반갑다.
1:1 독서모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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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재형은 원목 주방용품 업체 '장수코리아'의 대표다.
사업을 하면서 책도 꾸준히 읽는 사람이다.
사업가, 작가, 독서모임 운영자, 애서가, 서평가, 인문학 전도사라는 말이 저자를 수식한다.
책 읽는 사업가, 인문학을 전도하는 사업가 혹은 사업하는 작가, 사업하는 인문학 전도사.
나를 수식하는 말은 내가 살아온 발자취다.
나는 어떤 말로 나를 수식할 수 있을까?
저자 소개를 읽으며 잠시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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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목차를 유심히 본다.
목차부터 펼쳐서 흥미가 생기는지, 흥미가 생긴 부분을 펼쳐서 읽어보곤 그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이 그랬다.
이번에는 내가 읽기에 벅찼던, 읽어 보고 싶었던, 읽다가 중단했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어 논 책을 읽었다.
읽은 책은 반가워서 읽어 보고, 읽다 중단한 책은 반가워서 또 읽어 보고, 안 읽은 책은 궁금해서 읽어 보게 됐다.
목차를 구성하는 한 꼭지 꼭지의 제목과 부재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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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랑, 욕망, 기적, 의미,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문학책으로 풀어 나가는 게 좋다.
한 단어로 책을 설명하고 부제를 달아 놨는데 이 부제의 문장을 계속 들여다보게 됐다.
'저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과 생각을 느꼈구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던 새벽을 기억한다.
어려운데 계속 책장이 넘어가던 그 새벽, 다 읽고 난 후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새벽에 거울을 보면 푸석푸석한 내 얼굴이 보기 싫다.
하지만 그날의 새벽은 왠지 빛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달라진달 말이야?
이런 책을 읽었다는 자랑의 의미가 아닌 무언가 미묘하게 내 속에 변화가 일어났다.
블로그에 찾아보니 작년 겨울이었다.
나이대로 4번 읽어 봤다는 분이 댓글을 달아주었다.
책을 읽고 글로 표현하려는데 그게 잘 안된다, 어떤 느낌을 받았는데 표현이 안된다고 답글을 달았었다.
장재형 저자는 《데미안》을 1장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 카테고리에 넣고 자아 - 나만의 정원을 만들고 가꾸어라 라고 제목 붙였다.
그 새벽, 내가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책을 읽어봐야겠다.
《데미안》을 읽고 난 뒤 읽은 《싯다르타》도 비슷했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마주했다.
저자는 6장 행복해지고 싶을 땐 속에 《싯다르타》를 넣었다.
그리고 지혜 - 오로지 내가 내 삶을 한층 한층 쌓아 갈 뿐이라고 이름 붙였다.
자신만의 단어와 문장으로 책을 표현해 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한 줄 요약으로 내 감상평을 말할 수 있을 때에야 그 책을 읽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데미안》과 《싯다르타》를 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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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가져왔다.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인 장 폴 사르트르의 대표작이다.
한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그중 외할아버지의 서재에 관한 글이 인상 깊었다.
책과 글쓰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도 읽어봐야지.
읽어 보았던 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읽어 보고 싶은 책이 생긴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