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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력이 심한 내게 이런 철학서는 약간의 강제성이 아니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이전의 <도덕경>도 서평단에 참여해 꾸역꾸역 읽어냈더랬다.
서평단 모집 메일이 왔을 때 약간의 주저함과 함께 신청했다. 결론은 글이라 읽히긴 읽히나 안의 내용을 모두 흡수하기엔 나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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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 저술한 책으로 총 4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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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소크라테스의 반론이 3차례에 걸쳐 나온다.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부패시킨다는 죄로 고발되어 재판을 받는다. 아테네 사람들(500명의 배심원, 방청객)에게 자신을 변론하는 내용이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본문 하단의 각주가 큰 도움이 되었다. 본문에 나오는 인물이 누구인지, 소크라테스와는 어떤 관계인지만 알아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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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절친한 친구로 사형 집행일을 앞두고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탈옥을 권유한다.
질문을 이어가며 자신이 탈옥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말의 끝이 거의 물음표다. 상대가 대답하면 또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마지막 크리톤의 대답에서 친한 친구로서의 마음은 얼마나 씁쓸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으론 이해가 가지만 사형을 받아들이는 소크라테스를 얼마나 구해내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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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파이돈이다.
파이돈은 감옥에서 소크라테스의 최후를 지켜본 인물로서, 독약을 마시기 전까지 나누었던 대화들과 그의 마지막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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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도 그를 존경하며 눈물을 보이는데 소크라테스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독약을 다 마시고 시키는대로 자신의 다리가 무거워질때까지 걸어다니다 침상에 누워 떠났다.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지고 있으니, 그 빚을 소홀히 하지 말고 반드시 갚게나."
소크라테스의 이 마지막 말 속에도 감사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억울하게 눈 감을때까지 자신의 삶과 철학과 사람을 대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에서 여러 감정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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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향연이다.
향연이란 단어에서 풍기듯 연회장에서 소크라테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연애의 신 에로스를 예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플라톤의 글 중 <국가> 다음으로 많이 읽히고 사랑받는 책이라는데 앞에서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미쳐 헤어나오지 못한 나는 <향연>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친정 갔을 때, 동생이 이 책을 보더니 표지나 느낌이 자기 스타일이라며 탐을 냈다.
음.. 어떤 점이 그렇게 탐을 낼만한지 의아스러웠지만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나도 좋다.
<도덕경>, <명상록>에 이어 <소크라테스의 변명>까지 소장하고 있으면서 오며가며 초록색 책등을 바라본다.
언젠가는 .. 언젠가는 다시 .. 하면서 쉽사리 꺼내지지 않는 책이지만 한번씩 펼쳐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바로 뽑아볼 수 있는 책이 집에 있다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