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플라이프 출판사에서 서평단 모집을 할 때 신청했던 책이다. 잊을 즈음해서 당첨 소식에 기뻐하며 받았다. 공유한 날짜를 보니 3월 20일이다. 두 달 전엔 매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쓸 수 있을까? 혼자 꾸준히 써 나갈 수 있을까?
그냥 쓰면 될 것을. 왜 해보기 전에 그런 걱정들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글쓰기의 태도》는 그 즈음 읽었어도 도움이 됐을 책이고 지금 읽어도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던 내가 떠오르면서 도움이 된 책이다.
◆ 작가 소개

우리나라 작가가 쓴 것이나 외국 작가가 쓴 글쓰기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글쓰기에 관한 책 한 권을 쓸 만큼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많고 그것이 독자에게도 전해진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심리치료사이기도 한 저자. 책 속에 창작에 대한 고통, 극복, 감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트라우마와 정신적 불안에 시달려온 창작자들의 위안자'라는 평을 얻고 있었다.
작가 사진도 컴퓨터 앞에서 찍은 것이다. 늘 글을 쓰고 있을 것만 같다.


◆ 밑줄 그은 책 속 글귀
p22
창작에 적합한 내면의 공간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나 자신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아, 자신의 신경증, 자신의 사연, 자신의 문제, 자신의 변명, 자신의 의심, 자신의 후회, 부모의 책망, 초등학교 1학년 때 교실에서 느꼈던 억압감을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그 누구도 되지 않았다가 모든 사람이 되었다가 신이 되었다가 해야 한다. 내가 나의 가능성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인정한다면 당신은 이미 자기 스스로의 가능성이 된 것이다.
p23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당신이란 사람이 자신의 신경 회로망 깊숙한 곳으로 사라졌다가 창작물을 가지고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용감하냐 아니냐이다. 당신은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탐험가이자 발명가이자 마술사이다.
p28
글쓰기를 내 마음의 가장 앞이나 중심에 꺼내놓으면 글을 써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유지할 수 있다. 글을 쓰겠다는 목적의식을 유지하면 실제로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쓰는 행동이 나타난다. …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부터 연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용서하기로 새로이 다짐하면 글쓰기를 몇 번 건너뛰거나 글을 기대한 만큼 써내지 못했다고 해서 지나친 자기 비하에 빠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p29
짧더라도 규칙적인 글쓰기 시간을 정해놓으면 어찌 되었건 그 시간에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찾아오고 내면의 목소리와 대화하게 된다. … 의무적인 글쓰기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일정을 계획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p34
"'오늘'은 매우 실용적인 단어예요. 매일 나에게 두 가지 질문을 다 하지는 않지만 하나씩은 해보는 편입니다. 각각의 문장에 포함된 '오늘'이라는 시간적 제한이 특히 중요하죠. 과거에 저는 늘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면서 막연히 '지금' 뭐든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한 번에 하나의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오늘 우선 써야 할 글에 집중하는 방법이 제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글쓰기와 마케팅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됐어요. 며칠 동안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글과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죠. 잡다하고 짜증 나는 마케팅 작업을 하다 보면 얼른 글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내 작품을 홍보할 방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면 그 또한 글 쓰는 사람으로서 불안해지죠. 그래서 제 다음 과제는 이 문장들을 이용해서 작가와 세일즈맨의 균형을 잡아줄 업무 패턴을 파악하는 거예요."
p46
당신의 글쓰기 공간도 마찬가지다. 의자와 테이블, 고요함 그리고 약간의 경외심이면 충분하다. 필요하다면 당신이 원하는 다른 어떤 것을 추가해도 좋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이상만큼은 잊지 말기 바란다.
p48
'의자, 테이블, 닫힌 문, 컴퓨터 혹은 노트, 약간의 경외심, 창문을 가릴 커튼, 가볍게 흥분한 두뇌.'
바로 이것이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리적 공간이자 성전이며 예배이다.
p61
어느 누구도 아닌 당신만이 당신의 글쓰기 공간을 보호할 수 있다. 당신은 교도소장이자 간수인 동시에 죄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p65
글쓰기 공간을 존중한다는 것은 이전에 써두긴 했으나 다시 읽고 고쳐야 하는 글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꺼내 읽는 것을 말한다. 앞부분을 읽지 않고 쭉쭉 써 내려가야 한다면 쉬지 않고 쭉쭉 써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 이제 말 위에 올라타 고고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행위를 그만두고 땅으로 내려와 딱딱한 의자에 앉아야 한다. 그곳에 앉아 글을 써야 하며 그 과정 하나하나를 존중해야 한다.
p73
글 쓰는 사람이 머무는 곳은 어디나 작가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가 찾을 수 있는 보물은 그곳에서 완성하는 글이다.
p89
수십억 개의 뉴런을 쓸데없는 정보, 치졸한 감정, 오락이나 헛소리에 쓰고 있다면 당신이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글을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p120
감정이 당신을 조종하게 내버려 두면 당신은 감정에 좌지우지되는 꼭두각시 인형이 될 뿐이다. 감정이 당신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면 당신은 새로 깎은 뾰족한 연필로 훌륭한 소설은 안 쓰고 당신의 심장을 찌르게 될 것이다.
p121
그러지 말고 지우라. 그냥 떠나보내라. 그것이 당신에게 이롭다. 그것이 당신의 마음을 챙기기 위해 할 일이다. 겨울을 대비한 연료라도 되는 것처럼 분노를 비축하지 말자.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면 아낌없이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p128
창조적 마음 챙김의 목표는 앞서 말한 것처럼 내 생각을 힐난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 다시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가고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데 있다.
p144
헌신이 없으니 위험도 없죠. 끈적끈적하지 않고 건조하고 쿨한 태도. 그동안 좋은 핑계가 되었어요. 하지만 이건 목욕시킨 아기를 물기도 제대로 닦지 않고 밖에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책임한 행동이었어요. 이제는 이런 태도가 절대 아무것도 키워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목적의식과 욕망 없이는 어떤 작품도 창조할 수 없어요.
p203
경비를 모으고 여행 날짜와 숙소를 정하는 일과 더불어 핵심적인 준비를 하나 해야 한다. 여행자가 아니라 작가로 갈 준비 말이다.
그곳에 가서 실제로 글을 쓰기 바란다. 파리의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소설을 쓰는 것은 당신이 바로 작가라는 사실, 당신이 글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사실, 사람들 앞에서 글 쓰는 것을 매우 편안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려면 먼저 다음과 같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을 단순히 여행이나 휴가라고 지칭하지 말고 '글쓰기 휴가(writing retreat)'라고 부를 것. 작업 도구와 현재 작업 중인 프로젝트를 가져갈 것. 목적지를 생각하는 것만큼 글에 대해서도 생각할 것.
◆ 깨달은 점 + 적용할 점
1. 글쓰기 공간을 지키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아이들 놀이방에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글을 쓰려고 했는데 전날 일찍 잠든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일어났다. (정말 새벽같이!)
조금이라도 글을 써보려고 노트북을 폈는데 아이들이 수시로 말을 걸고 책을 가져오고 장난감을 가져온다.
아이들이 깨어있을 땐 아이들 요구를 우선으로 받아줘야 한다. 일찍 일어나지 못해서 글쓰기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건 내 잘못이다.
그래서 나와 아이들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노트북을 덮는 일이라 생각하고 잠시 덮었다.
12시간이 지난 오후 시간, 다시 노트북을 펼치는 지금은 시댁이다. 아이들이 티비에 잠시 빠져 있는 동안 나는 빈방에 와 노트북을 펼쳤다.
글쓰기 공간이란 누구도 날 방해하지 않고 노트북을 펼 자리만 있으면 된다.
2. 글쓰기와 마케팅의 균형을 잡아라.
열심히 썼지만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은 큰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피드백을 받아야 발전이 있다.
예전엔 나도 그랬다. '홍보가 뭐 중요해~ 잘 쓰게 되면 사람들도 알아봐 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셀프 홍보시대! 글을 꾸준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봐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 자리를 빌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에서도 글쓰기와 마케팅의 균형에 대해 말한다. 어떤 날은 글쓰기에 집중하고 어떤 날은 내가 쓴 글을 마케팅한다. (이 또한 글쓰기다.)
"나는 오늘 글을 쓰기로 선택했다. 이 말은 곧 ______을 하겠다는 뜻이다."
"나는 오늘 마케팅을 하기로 선택했다. 이 말은 곧 ______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 두 문장 안에 들어갈 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하여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에 집중하며 글쓰기와 마케팅의 균형을 잡아 나가야겠다.
3. 나의 버킷리스트에 추가! - 독서 휴가 + 글쓰기 휴가
독서 휴가는 꿈꿔봤지만 글쓰기 휴가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생각해보게 됐다. 상상만 해도 근사하다!
다른 사람은 여행을 위해 떠나지만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한다. 파리 카페에서 주는 손님의 시간과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그렇구나! 나는 런던을 떠올렸다. 학생일 때부터 런던은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그냥 막연히 런던이라는 도시를 동경했다. 런던 거리의 카페는 어떨까. 그곳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글을 쓰는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독서 휴가 겸 글쓰기 휴가! 꼭 떠나보리!!
글을 어디서든 쓸 수 있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떡집을 하시는 시부모님 가게는 오늘 밤부터 밤샘이다. 결혼식 참석 겸 일손 도우러 내려왔다.
작은형님네의 세 꼬마들이 오기 전에 이 글을 마무리한다. 글은 어디서든 쓸 수 있다. 이젠 내게 책만큼이나 노트북도 필수품이 되었다.
《글쓰기의 태도》를 읽으며 다시 한 번 글쓰기에 대한 내 마음가짐과 태도를 점검해 본다.
작가란 오늘도 글을 쓰는 사람이란 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