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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거점
일단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 특유의 전방위적 글쓰기 스타일이 잘 살아 있습니다. (저는 일본 소설이든, 교양 서적이든 읽다보면 일본 특유의 어법 등에 대해서 야릇한 감수성을 많이 느꼈는데, 영어 번역이 아닌 일본어 번역의 통사적 차원의 문제라 하더라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제너럴리스트로서 저자의 글솜씨와 잘 어울렸어요) 그렇다면 저는 왜 이 책을 거꾸로 읽기를 추천할까요? 그 이유는 책의 4부야말로 이 책의 고유한 창의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1,2부는 우리나라에서도 익히 들었던 것입니다. 다만, 대상이 서울대일 뿐이었죠. 그리고 교육정책과 대학, 자율성....현대 대학의 생존경쟁과 전반적인 지적 하락에 대한 문제제기는 일본이라 하더라도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책의 후반부인데, 저자가 제시하는 달랑베르의 '인간 지식의 계통도'나 다치바나식 지식 챠트, 교양학부의 테마 강의 사례 등은 정말 재밌습니다. 말 그대로 교양을 제대로 습득하게 하는 방법과 그 이유, 그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보여주니까요. 현대의 정보과잉 속에서 지식을 어떻게 종합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다치바나는 의미심장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어떤 측면은 그의 문제의식이 너무 강조된 부분도 보이지만....그래도 살아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교양'이 무엇인지를 잘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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