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연대와 거점
볼프강 융거가 쓴 '카페하우스의 문화사'는 최근 '사생활의 역사'와 같이 매우 사사로운 역사의 부분들에 흥미를 느낀 내 감수성에 딱 맞는 책이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서 있는 이 지상의 공간은 모두 굉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떨 때에는 그곳에서 미묘한 아우라를 느끼게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에서 '유럽' 형성의 보이지 않는 요소였던 '카페'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커피가 어떻게 들어왔으며,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 간에 소통의 공간이 어떻게 정착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역사적 사건들은 이 공간과 어떻게 횡단하고, 또 거기서 시대정신은 어떻게 발현되는지....카페를 중심으로한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접근 속에서 나는 마치 350년간을 카페하우스에서 산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림도 많고 문체도 평이하여서 잠 못드는 밤에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물론, 거시인과적인 역사분석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재밌는 책이라고 하겠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