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와 논리>에 대한 동아시아적 해석
대학생 2000/09/3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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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마수미가 미국에서 질 들뢰즈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라면, 한국에서는 이정우 선생이 감히 그렇다고 난 말한다. 어느새 열풍처럼 불어들어와, 이젠 한국에서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어 버린 들뢰즈는 '20C의 아리스토텔레스'라고 불릴만큼 그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그의 이론은 맑시즘과 접속되면서 이진경 선생과 같은 분은 그를 주체생산양식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진중권씨와 같은 분이 이진경씨에게 NL과 PD의 논쟁을 걸었지만 말이다.
<삶, 죽음, 운명>은 이러한 들뢰즈의 4대 주저 가운대 하나인 <의미의 논리>를 풍부하게 해설한 책이다. 특히 이 책이 강의록을 묶어 만들었다는 점에서 연작 1권인 <시뮬라크르의 시대>와 함께 나에게 상당한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학교에서 학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좋은 강의를 하는 선생님을 초빙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삶, 죽음, 운명>에 대한 각론으로 들어가면, 첫째 이 책은 <의미의 논리>에서 잘 나타나 있지 않은 들뢰즈와 스토아 학파와의 관계가 잘 설명되어 있다. 예를들면, 표착적 표상이나 좀마타(물질) 개념이 그러하다.
둘째로, <시뮬라크르의 시대>가 들뢰즈의 사건과 계열화 개념을 정석대로 분석하였다면, <삶, 죽음, 운명>은 이정우 선생의 동북아시아적 사유에 대한 작업의 연장으로써 동양의 선 사상 및 운명 개념과 함께 사유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재 <접힘과 펼쳐짐>에로까지 연장되어 있는 이정우 선생의 한국적 철학에 대한 사유의 진폭이 어떤 것인지, 세 권의 연작 가운데서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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