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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하듯이, 나는 판사이면서 배심원으로 남게 되었다. 여기에서도 나는 우유부단하고 애매모호한 성격 때문에 불가능에 접근해가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번역 행위가 그와 정반대로 가능에 접근하면서 결코 거기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샘 스페이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캐스퍼 거트먼은 나의 이런 태도를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으리라. "나는 양방향 중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있는 사람 혹은 아무런 방향으로도 가지 않는 사람을 좋아해. 자기 자신을 확신하는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 그런 자는 단단하면서도 동시에 취약해 갑자기 산산조각 나면서 사람한테 엎어진단 말이야."
이 모든 사항은, 극찬을 받았던 번역서를 포함해 내 모든 작업에 대해 내가 느끼는 궁극적 불만을 증명해준다. 그래서 이것은 앞날에 모종의 반역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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