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들, 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많이 보나요?"
…
그녀에게 문의 환영, 문 저쪽, 그녀가 거부당한 쪽의 환영이 나타난다. 문의 발치에 개 한마리가, 사자색 가죽에 수없는 난도질로 인한 흉터가 있는 늙은 개가 길을 막은 채 몸을 쭉 뻗고 엎드려 있다. 눈이 감긴 개는 선잠을 자며 쉬고 있다. 그 너머로는 모래와 돌이 무한히 펼쳐진 사막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랜만에 찾아온 환영인데, 그녀는 그것을 신뢰하지 않고, 특히 GOD-DOG의 애너그램은 신뢰하지 않는다. ‘너무 문학적이야‘라고 그녀는 또다시생각한다. 망할 놈의 문학!
책상 저편에 앉은 남자는 질문에 진절머리가 난 것이 분명하다.
그가 펜을 내려놓고, 두 손을 깍지 끼고, 그녀를 가만히 바라본다.
"늘 보죠." 그가 말한다.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늘 봅니다."- P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