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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미셸(Louise Michel, 1830~1905)은 교사이자 혁명가, 그리고 작가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의 영웅적 인물로, 1873년 뉴칼레도니아로 유형을 떠났다가 1880년 파리로 귀환하고 이후 런던에 정착하여 무정부주의, 여성의 권리, 그리고 억압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지칠 줄 모르는 활동가이자 강연자로 살았다. 소설, 시, 희곡, 민담, 자서전에 이르는 그의 문학적 유산은 방대하고도 독창적이다. 


​동시대인들에게 붉은 성녀(la Vierge Rouge) 라 불렸던 그는 오늘날까지도 매혹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파리 코뮌 당시 그의 고양된 기질을 비난하든, 그 영웅주의에 경탄하든, 정치적 판단력과 사회적 행동주의를 평가하든, 비관습적 교사로서의 면모를 감상하든 — 그 이미지는 조금도 빛을 잃지 않았다. 


1886년 처음 출판된 『루이즈 미셸 회고록』은 그 비범한 삶에 대한 루이즈 미셸 자신의 이야기다. 소설화된 전기와 이른바 평전들이 넘쳐난다. 각 저자들은 그의 글을 뒤지고, 빌리고, 지우고, 고쳐 쓴다 — 마치 루이즈 미셸의 '삶'을 알리기 위해서는 그 삶의 주인공이 바로 그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잊어야 하는 것처럼.  『루이즈 미셀 회고록』은 그 모든 것을 단번에 걷어낸다. 여기, 마침내 루이즈 미셸 자신의 목소리가 있다.


 『회고록』에서 그는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1870년 이전 교사로서의 초기 시절, 파리의 가난한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투쟁을 이야기한다. 1871년 코뮌 당시 최전선에 섰던 그는 베르사유 군사 재판소로부터 뉴칼레도니아 종신 유형을 선고받았고, 그곳에서 카낙 원주민들에게 깊은 동질감을 느꼈다. 사면된 뒤 귀환하여 혁명적 투사와 선동가로서의 삶을 이어가며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로 선언한다. 르클뤼 형제와 크로포트킨의 친구로서 프랑스와 유럽을 쉼 없이 누비며 거듭 감옥을 오갔고, 1883년에는 실업자 시위를 이끈 죄로 6년 중노동형을 선고받는다.


오트마른과 파리에서의 교사 생활을 다룬 부분은 19세기 유럽의 교육에 대한 귀중한 기록을 담고 있다. 파리 포위, 코뮌, 그리고 첫 번째 재판에 관한 장들은 주요 참여자의 시선에서 본 그 사건들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여성의 권리에 관한 장으로, 미셸은 그것을 독립된 투쟁이 아니라 남녀 모두의 권리를 위한 탐색의 일부로 바라보았다. 


이 책에서 독자는 장난기 넘치는 청소년, 페미니스트 교사, 확고한 혁명가, 뉴칼레도니아의 유형수, 아나키스트 전사, 예술과 과학에 열정적인 탐구자,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루이즈 미셸을 차례로 만난다. 또한 날카로운 펜과 날 것의 감수성, 무서울 것 없는 양심을 가진 사상가, 말하는 자, 글 쓰는 자로서의 루이즈 미셸을 발견한다. 


회고록이란 장르의 책은 작가 자신에게 쉬운 장르가 아니가. 미셸 자신도 그 어려움을 고집스럽게 지켜냈다. 서술은 반드시 연대순을 따르지 않으며, 당대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사건들을 불쑥불쑥 환기시킨다. 비평적 주석이 이해를 돕기는 하지만, 책의 구조적 느슨함을 완전히 보완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것은 루이즈 미셸의 의식적인 선택이었다 — 그는 다른 방식을 강요하려는 이들에 맞서 싸웠다. 


​독자들은 루이즈 미셸의 문체에 종종 당혹감을 느낀다. 논리도 없이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건너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은 그가 오트마른 지방의 저녁 모임에서 이야기하듯 쓴 것이다 — 하나의 주제가 다른 주제를 불러오고, 추억, 고통, 후회, 희망, 죽은 이들, 어머니, 친구 마리 페레가 이어지며, 그리고 미래를 향해 열린 채로 『루이즈 미셸 회고록』을 닫는 마지막 한 마디: "혁명!" 


이것은 문학적 허술함이 아니다. 담아둘 수 없었던 삶의 질감이다. 그는 필명 뒤에 숨는 대신, 자신의 이름이 지닌 공적 명성을 글쓰기의 도구로 삼았다. 나아가 독자들을 교육하고 아나키즘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의 삶을 하나의 모범으로 내놓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 회고록은 고백인 동시에 선언문이고, 동시에 전투 명령이다.


1880년대 주로 옥중에서 집필된 이 책에는 최근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깊이 배어 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거듭 선언하면서 — 그것이 오히려 자신을 사회혁명에 더욱 헌신하게 만든다고 쓴다. 미셸의 서술 속에서 고통은 장애물이 아니라 연료다.


 페미니즘, 계급, 그리고 여성의 이중 노예제


『회고록』은 19세기의 가장 강력한 페미니즘 문헌 중 하나다 — 미셸이 페미니즘을 독립된 투쟁이 아닌 더 넓은 혁명적 정치의 일부로 위치시키는 방식이 특히 인상적이다.

사생아로 태어난 그의 출생 — 그는 한 귀족의 하녀의 딸이었다 — 은 일찍부터 여성의 운명에 민감하게 눈을 뜨게 했다. 아버지가 죽자 성에서 쫓겨난 그는 필연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지방에서 파리로 올라온 그는 "여성의 도덕적 향상을 위한 협회"를 설립해 여성들이 자신의 노동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여성 교육에 대해 그의 비판은 신랄하다. 『회고록』의 가장 유명한 구절에서 이렇게 쓴다: "나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성을 억압하려는 시도를 단 한 번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리석음 속에서 키워지는 소녀들은 더 쉽게 속을 수 있도록 일부러 무장 해제된다 — 그것이 바로 원하는 바다. 이는 마치 수영을 배우는 것을 금지하거나 사지를 묶어 놓은 채로 물속에 던져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글은 극도로 강렬하다. 미셸은 무엇보다 정당한 복수로 여기는 투쟁에 어떤 한계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 투쟁을 더 넓은 틀 안에 위치시킨다 — 필요하다면 무력에 의한 혁명의 틀 속에. 오직 새로운 사회만이 사람들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미셸은 작가와 투사 모두를 체현하며, 그 삶과 작품은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수렴한다 — 평등을 위한 투쟁은 오직 전면적이고 총체적일 수 있을 뿐이며, 모든 사회 계층과 억압받는 모든 민족을 아울러야 한다는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제국을 가로질러 피어난 연대


​『회고록』에서 가장 놀라운 대목 중 하나는 뉴칼레도니아 유형 시절을 묘사한 부분이다. 지배자들이 유형을 형벌로 의도했던 곳에서, 미셸은 그것을 연대의 교훈으로 바꾸었다.


그의 마음은 산업화 시대의 비참한 사람들을 품기에 충분히 넓었다 — 서양과 다른 문화와 기원을 가진 민족들, 1871년 파리 코뮌 이후 유형당해 머물렀던 누메아의 카낙 원주민들까지. 루이즈 미셸은 온 마음으로, 온 지성으로, 온 연민으로 간절히 바랐다 — 어느 식탁에도 빵이 모자라지 않기를, 소녀들도 교육의 기회를 누리기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해지기를.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도 깊이 감동한다. 뉴칼레도니아 풍경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들을 남겼다. 이 회고록은 이념의 협소함을 거부하는 정신을 포착한다 — 아나키스트이자 박물학자, 시인, 말로 그림 그리는 자. 유형의 고통 속에서도 그는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


『루이즈 미셸 회고록』이 1886년 2월 서점에 등장했을 때, 독자들은 이 유명한 코뮌 투사이자 아나키스트의 성장 서사에 대체로 주의 깊이 귀 기울였다 — 그리고 서술의 신선함에,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모든 것에 놀랐다. 그가 "어린 시절의 둥지"라 부르는 장은 큰 호응을 얻었고, 젊은 시절 붉은 성녀가 구혼자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 또한 크고 작은 익살기를 머금고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사 시절의 장난기 어린 에피소드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 『회고록』은 루이즈 미셸의 여러 면모를 종합적으로 담아낸다. 오트마른과 뉴칼레도니아의 민담들, 시, 소설들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한다. 2021년에는  클로드 레타(CNRS/소르본 대학교 산하 연구소(UMR 8599) 소속 연구자로, 루이즈 미셸 전문가)가 편집·주석을 달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Folio Histoire 시리즈 304번으로 3월 4일 출판되었다.— 미셸이 출판사와 협상하여 지켜낸 원문을 최초로 복원한 판본이다.(Louise Michel, Mémoires, 1886, édition établie, présentée et annotée par Claude Rétat, avec dossier documentaire, Paris, Gallimard / Folio (« Folio histoire »), 2021, 576 p)


시대의 역사로서 기능하는 이 『회고록』그 모든 것을 직접 살고 나누기로 선택한 한 여성이 쓴 민중의 비참과 투쟁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루이즈 미셸과 평생 편지를 주고받았고 또 그녀를 위해 「남자보다 위대한」이란 시를 쓴 빅토르 위고 뿐아니라 시인 폴 베를렌도 1888년 그의 시집 『사랑(Amour)』에 「루이즈 미셸을 기리는 발라드」를 헌정하며 이 문학적 차원을 그의 생전에 이미 알아보았다.


루이즈 미셸의 『회고록』은 독특하고 필수적인 문헌이다 — 자서전인 동시에 선언문이고, 코뮌의 죽은 자들을 위한 만가(輓歌)다. 편안하거나 잘 정돈된 책이 아니며, 그 무질서함이 바로 그 정직함이다 — 이것이 전기 작가의 반듯한 책상에서가 아니라, 혁명적 삶의 내부에서 보면 어떤 모습인가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무엇을 얻는가? 루이즈 미셸과 그 동료들에 대한 무한한 경탄 — 이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던 모든 이들에 대한, 그 이상이란 세상을 더 좋고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장엄한 유토피아다! 


19세기 프랑스사,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의 기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든, 아니면 단순히 어느 시대에도 비견할 수 없는 하나의 인간적 목소리를 찾는 독자에게든, 『루이즈 미셀 회고록』은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를 제공한다 —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었고, 그로부터 한 세기 반이 지난 지금도 식지 않은 분노로 그것을 써 내려간 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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