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을 쓴후 저는 윤대녕 작가의 책을 세권 더 읽게 됩니다.
장편인 사슴벌레여자, 추억의 아주 먼곳, 그리고 작품집 <누가 걸어간다>까지.
저에겐 국내작가중 아직까지 나에게 영감을 주는 분이십니다.
작가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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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속에서 몇구절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다. 애써 잊으려 해도 어제 일이 자꾸 되살아난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토록 조용한 인생인데로 어느날 누군가 군홧발 소리를 내며 다가와
이마에 총을 겨눈다. 삶은 그런 것이다. 그렇게 덜미가 잡히게 되면 거기서 빠져나가기가
꽤 힘들다. 어디론가 숨어버려야 하는 걸까. 별들이 회전하는 방향으로? 하지만 다시 원래의
지점으로 돌아 오게 될텐데....
....사람이란 누군가에게 놓여나기 위해 상대를 찾아다니기도 하는 존재다....
....그렇듯 육제는 늘 뜨겁고 존재는 차가운 것....
....어떤 사람에겐 삶이 결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야말로 닥쳐오는 거죠....
....그 과정에서 하나 깨달은건 나를 포함한 사람 모두가 각각 연민의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계속 싸움을 걸어주는 것은 철없는 연인들과 소설뿐이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
오직 싸움이 필요하다...
* 윤대녕은 긴 소설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나도 긴소설을 읽는데 소질이 없다)
아마 그의 문체가 시와 유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떤 묘사는 시.그자체다.)
*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그의 영원한 화두인 [존재의 시원찾기]를 아주 세련되게
보여준다.
* 그래두 결국 그의 글은 짧아야 맛이다. 제값을 주고 사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윤대녕의 진수를 맛보려는 사람은 그의 두번째 창작집 [남쪽 계단을 보라] 와
세번째 창작집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 욕심을 내어 그 두/세번째 창작집을 뭉텅거려 한권에 담은 2.5 창작집을 만든다면
절대로 돈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작품중 <상춘곡>이라든가 <빛의 걸음걸이>는 죽여준다. 재독/삼독하게 만든
작품이다.
* 소설속에는 글렌굴드의 바흐, 릴리안 보떼의 [Am I Blue]가 끊임없이 나온다.
듣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