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의식의 강
소화제 2018/06/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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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의 강
-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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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쓴 저명한 신경학자인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올리버 색스의 이름만 들어봤을 뿐 그 밖의 책을 읽어 본 것은 아니라 그저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가보다 생각했었는데 그간 저서를 통해 인간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는 따뜻한 과학자로 꽤 유명한 분인것 같아 이제서야 알게 된 게 좀 부끄러웠다. 뭐 부끄러운 걸로 치자면 내가 읽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잘 모른채 이렇게 서평 나부랭이를 쓰고 있는 것이 더 하겠지만.
아무튼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꽃 연구를 통해 진화론에 대한 최고의 증거를 제시했다는 것, 정신 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가 한때는 신경학자로 인간 행동을 연구했다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과학자들의 업적에 자신이 진료했던 환자의 사례와 연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 의식이 무엇인 지에 대한 탐구를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던 것 같다. 또한 창의성은 어떻게 발현되는지 과학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사회와는 또 어떤 관계를 맺는 지에 대해서도.
다 읽고 나니 이 책의 제목이 왜 의식의 강인지,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은 독립적인 내용의 차례들이 저자의 의식의 흐름과 궤적을 같이 하는 게 느껴졌다. 저자는 전이된 암 투병 중에 자신의 자서전을 쓰고 그 동안 썼던 글을 모으고 정리하여 이 책을 마지막으로 썼다고 한다. 의식의 강이라는 제목처럼 저자가 전 생애를 거쳐 연구했던 모든 학문과 사상들이 한 줄기로 통합되어 흐르는 느낌이 든다.
지난 번에 교수님을 뵙고도 느낀 거지만, 훌륭한 대가들은 어느 정도 학문의 깊이을 이루게 되면 그 동안 단편적으로 했던 여러 가지 연구들을 하나로 통합해 내는 것 같다. 그 동안 해왔던 이런 저런 주제의 연구나 일들이 독립적이고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지만 결국 큰 줄기로 엮어 진다는 것. 가끔 노회한 소설가의 처녀작을 읽으면 그 후에 그 작가가 어떤 글을 썼는지에 대한 씨앗을 찾아낼 수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는데 학자들은 반대로 단편단편의 일들이 큰 줄기가 되는 듯한.
그래서 문득 든 생각. 중장년에 매력을 발하는 괜찮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괜찮아 질 만한 사람들이었는지, 아니면 괜찮은 일을 하나 둘 하다보니 그렇게 멋있게 된 건지. 뭐 어떤 게 답이 되든 중장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꼰대가 아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뚱맞은 결론. (엊그제 만났던 예전학교 젊은 선생님들한테 얘기한 손발 오그라드는, 다시 생각하기 민망한 설교(?)를 반성하며...) 내 머릿속의 수천만 개의 뉴런과 기타 등등의 것들이 만드는 ‘의식의 강‘ 수준은 딱 여기까지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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