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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프트
  • 어슐러 K. 르귄
  • 9,000원 (10%500)
  • 2009-01-30
  • : 996
오렉의 자유는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깨달았을 때 나왔다고 생각한다. 모르겠지만, 분명 고단한 고원지대의 삶이란 여전히 무언가에 매인 삶일 테지만 그곳도 언젠가는 변화할 테고 그 안에서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온전히 알고 '선택'했을 때의 모습은 마치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저 흘려보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순간순간들의 아픔, 그리고 희미하고 사랑스런 기쁨들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을 보는 것은, 그자체로 정말로 위로받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황량한 고원에서 메마르고 거칠며 기이한 전통속에 살면서 한편으로는 난롯가의 따스함과 이야기의 풍요로움을 맛보는 그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 삶에 있는 다양한 측면들, 신이 주는 그 불규칙적이면서도 공평한 모든 선물들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오로지 어둠밖에 없는 기이한 '선물'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밖에 없는듯한 그 고원에서 '이야기'는 곧 자유와 같지 않았을까. 사람을 관습에 매인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대할 수 있게 해주는 어떤 것.

그냥 가슴이 벅차고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서부해안 시리즈를 별로라고 하시는 분도 보아서 좀 걱정했는데 나에게는 맞았던 것 같다. 뭐랄까 내가 손쓸 수 없는 어떤 상황이 닥쳐올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가. 그 하나의 키포인트, 그 한 순간의 용기. 그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고원지대 사람들 생활이 좋았다. 민속학지를 보는 것같은 기분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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