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할까가 고민이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일 터다. 이렇듯 한승원의 소설쓰는 법은 사소하면서도 중요하고 근본적인 고민부터 풀어준다. 특히 학교에서 배운 여러가지 법칙들, 가령 도치법, 직유법과 은유법은 어떤 것인지 작품을 통해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하일라이트는 소설의 도입에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그것을 형상화하여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 결론의 미학 등 한편의 작품을 완성하는 동안 글을 쓰는 사람의 자세까지 작가의 오랜 습작경험을 토대로 표현한 부분이다.
특히 글쓰기의 노하우가 여실히 묻어나는 책이다. 문예창작과 학생 또는 작가 지망생은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굳이 작가를 꿈꾸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는 학부모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책의 중간중간 읽다 보면 내가 문창과 수업을 받던 때 소설가 출신 교수님들이 가르쳤던 부분들과 겹쳐지는 내용이 간혹 드러난다. 아마도 글쓰기의 법칙은 있는가 보다. 단지 그 뼈대에 어떤 살을 붙이는가에 따라 작품의 감동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처음 읽을 때 빨리 읽어내려가야 한다. 물론 이 책은 예문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읽어 내려가는데 부담은 없다. 오히려 잘 만든 소설 한권을 단숨에 읽은 기분이다. 다 읽고 나면 며칠동안 소설(글쓰기)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두자. 특히 이 책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면 그 내용을 기억해 두는 것도 좋다. 그리고 일주일 쯤 뒤에 다시 책을 꺼낸다. 그때는 정독하는 자세로 책 옆에 노트를 준비해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지금 두번째 읽으면서 중요한 문장에는 밑줄을 긋고 노트에 옮겨 정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또하나의 글쓰기 방법이 내게로부터 나올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