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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의 일미리뷰
  •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 미야베 미유키
  • 10,800원 (10%600)
  • 2011-01-10
  • : 245

읽기 전에

미야베미유키의 사회파미스터리는 이미 여러 편 읽어보았다. 이제 미야베월드의 제2막이라 할 수 있는 시대미스터리물을 시작하려는 찰나,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라는 신선한 제목의 신간이 1월 벽두부터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개와 소녀라는 귀여운 탐정콤비의 매력에 이끌려(개인적으로, 탐정콤비에 매우 약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표지  ★★★★★

<금요일밤의 미스터리 클럽>, <세마리 아저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에서 이미 살림은 센스있는 책표지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의 표지도 매우 색감과 디자인 모두 너무 예쁘고 책의 크기, 종이질, 글자 크기 등 모두 마음에 들고 오타도 거의 없는 우수한 결과물로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살림에서 Two Moons Club이라고 하여 Redmoon club에서는 일미를, Bluemoon club에서는 영미/유럽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일 예정이라는데 이 시리즈도 기대된다.) 

 

 

내용

본 작품은 '마사'라는 전직 경찰견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다섯 가지의 연작단편집이다. 매우 간단한 줄거리 소개가 있겠다.

<마음을 녹일 것 처럼> '어린 소녀가 스스로 차트렁크에 들어가는 장면'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 소녀는 왜그랬을까?

<손바닥 숲 아래> '공원에서 발견된 시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오니 사라졌다?' 시체는 어디로 갔을까?

<백기사는 노래한다> 의뢰인의 동생이 강도살인죄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누나는 동생의 범행동기가 궁금하다. '그는 왜그랬을까?'   

<마사, 빈집을 지키다>

탐정사무소 가족들의 여행으로 며칠간 혼자 집을 보게 된 마사. 그런데 이른 아침 집 앞에 여자아이가 새끼 토끼 다섯마리를 몰래 놓고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인근 공원에서 중년 남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사는 특유의 직감으로 두 사건이 관련이 있음을 깨달아 동네의 여러 동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인다. 단짝 가요코가 없는 마사, 사건의 진상을 파헤칠 수 있을까?

<마사의 변명> 깜짝 놀랄만한 의뢰인과 역시 깜짝 놀랄만한 사건의 진상이 기다리고 있다. '정말일까?'를 외치게 하는 이야기. 

 

 

총평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고 <벽장속의 치요>, <하드보일드 에그> 같은 귀여운 콤비가 등장하는 따뜻하고 흐뭇한 미스터리를 기대했더랬다. 개가 화자라는 점도 끌렸고, 마사뿐 아니라 여러 동물 친구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어떠한 이야기가 될 지 매우 궁금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마사는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없다는 것 외에는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너무 사람같아서 동네의 다른 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거나, 후각을 활용해서 수사에 도움이 된 것 말고는 개가 화자라는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듯 하다.(서술트릭으로 처리하고, 뒤에 가서 "마사는 개였다!"고 해도 속을 정도)

그렇다고 가요코+마사의 콤비는 또 그 매력을 십분 발휘했냐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둘의 관계라고는 그저 탐정 가요코가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 마사가 따라다니면서 개이기 때문에 알아챌 수 있었던 진상을 말하지 못해 안달나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귀여운 탐정 콤비를 기대했던 내게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마사는 저먼셰퍼드, 가요코는 20대 초반의 아가씨로 설정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왠지 마사는 털이 덥수룩한 상근이스타일, 가요코는 어린 소녀로 기대해서 더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몇몇 동물친구들도 그 존재감이 미미하다. "동물들의 입을 통해 듣는 인간사회의 천태만상!"씩이나 기대하기에는 출연분량도 너무 적었고 뭔가 NPC같이 몰개성적인 캐릭터들이었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어떤 느낌의 이야기를 하고싶었는지는 대강 감이 왔으나 잘 표현되지 못한 것 같았다. 초기작이라 그런가싶어 출판년도를 봤으나 데뷔 10년차에 쓰여진 작품이니 그 탓도 아닌 듯 하고..결론적으로 이런 식의 감성미스터리는 미미여사에게 좀 안맞는 스타일인 듯 하다. 또한, 갑자기 마지막 단편에서 불과 10여페이지 남짓한 공간에 뜬금없는 이야기를 풀어놓아 더욱 뒷맛이 찝찝했다. (왜 여기다 그런 얘기를 하지? 하는 느낌.)

모처럼 이벤트에 당첨되어 감사하게 받아 읽은 책이므로 별 두개를 달자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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