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저자들은 유난히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몇가지' 어쩌구 식으로 책제목에 숫자를 넣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형식인데,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고작 다섯가지의 요인에 의해 돌아간다고 주장하는 지은이의 도발(?)에 호기심이 생겨 책을 집어들었다.(지은이도 그러한 점을 노린 것인가;)
기대도 없이 집어들었다가 충격적인 감동에 사로잡히게 했던 <총,균,쇠>의 경험이 재현될 수 있을까하는 작은 기대감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의 인문학 교양서로 적합할 듯 하다. 저자는 담담한 구어체로 사려깊은 교수님 내지는 선생님처럼 친근하게 이런 저런 주제들에 대해 말을 붙여온다.(간혹 내용의 흐름에 따라 다소 격양된 표현이 툭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다만, 기대했던 '역사의 동력을 다섯가지로 요약하기' 부문에서는 거의 0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싶다. 너무 많은, 그리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잡다하게 벌여놓고 정리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의욕은 넘치나, 진부하고 식상한 표현들에서 도망가는데는 실패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