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荼蓼齋
  • 악취와 향기
  • 알랭 코르뱅
  • 22,500원 (10%1,250)
  • 2019-01-10
  • : 468

냄새는 동물적이고 후진적이다. 시각은 미술을 촉각은 조각을 청각은 음악을 미각은 식도락을 만들었지만 후각은 그 자체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냄새는 반문명적이라는 등식과 등가관계이다. 이는 서양사람들이 데오도란트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를 동물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방금 사용한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바로 들어가는 것을 굉장히 꺼려한다. 그것은 자신의 냄새를 다른 사람이 맡는다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냄새는 자신의 것이든 타인의 것이든 좋은 것이 아니라는 무의식이 발동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 아침에 만원 버스를 타던 시절, 버스 차장이 문을 열고 닫으며 버스표로 요금을 받던 그 시절. 겨울철 버스속의 우리들의 냄새는 재래식 변기 냄새였다. 아무리 잘 차려입은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그 꿉꿉하고 무거웠던 재래식 화장실 냄새는 우리 모두를 평등한 인간처럼 보이게 했다. 아니 냄새를 맡는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 모두에게서 나는 냄새였기에. 그러나 수세식 변기가 보급되면서 이 냄새는 점차 사라졌고, 그런 냄새가 나면 사람들은 뭔가 불쾌한 것을 경험한 것처럼 그 냄새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변해가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향기로 변해가는 가를 보여준다. 인간에게 원초적인 냄새는 삶의 냄새와 죽음의 냄새뿐이었다. 삶의 냄새는 향기로운 것이고 죽음의 냄새는 부패한 것이었다. 이런 분류가 세분화되면서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는 확장되게 된다. 이것은 도시의 냄새와 시골의 냄새로 발전하면서 냄새의 억제와 냄새의 발산의 문제로까지 연장된다. 인간은 문명화되면 될수록 냄새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일반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바뀌고 농촌에서는 인분이 사용되던 토지에 화학비료가 뿌려진다. 이것은 냄새라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문명이라는 등식으로 발전한다. 

인간은 냄새를 억제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였다. 아마도 향수는 자신의 냄새를 배제하기 위해 다른 냄새를 나게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유별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이 세상 존재하는 동물 가운데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는 냄새라는 원초적인 것을 과학을 통해 극복하려 한 인간의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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