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한국형 사회정서학습(SEL: Social-Emotional Learning)’을 그림책이라는 친숙한 매체와 결합하여 풍부하게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맥락 속에서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생각·관계에 대해 성찰하고 역량을 키워가는 방향이 강조되는 가운데, 본서는 그 흐름을 교실 수업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이다.
먼저 구성 측면에서 이 책은 ‘마음 건강의 이해’ → ‘자기 인식’ → ‘자기 조절’ → ‘관계 인식과 관계 관리’ → ‘공동체 가치의 인식과 관리’ → ‘마음 건강 문제의 인식과 관리’라는 여섯 부로 체계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러한 구조는 교육부가 제시하는 사회정서 핵심역량 및 그 하위요인을 기반으로 한 차례 구성이라는 점에서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또한 각 부마다 ‘자기 효능감’, ‘스트레스 인식·조절’, ‘대인관계 기술’, ‘규칙준수’, ‘중독·자해’ 등 현재 학생들이 직면할 수 있는 실제 삶의 주제를 찾아 놓았다는 점에서 직관적이고 현장감 있다.
둘째, 그림책을 매개로 삼았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성이다. 그림책은 초등학생에게 친숙하면서도 언어와 시각이 결합된 감성적 텍스트이다. 저자들은 이 매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감정·행동을 인식하도록 이끌고, 또래 및 교사와의 대화 속에서 정서적 경험을 나누며 공동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교사로서 직접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해 온 저자들의 실제사례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수업 전개와 학생 반응, 활동 설계와 확장 방향 등이 상세히 제시되어 있어, 그림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정서교육을 처음 설계하거나 보완하려는 교사에게 실용적인 길잡이가 된다.
셋째, 이 책은 단지 ‘활동만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마음 건강의 개념, 사회정서역량의 의미, 자기 인식과 조절, 관계·공동체 맥락에서의 가치 등 이론과 개념이 그림책과 활동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전인적 성장’과 ‘삶과 연계된 학습’이라는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학생들이 단지 외형적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러한 역량이 필요한가?”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묻고 답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감정이나 마음 상태가 단절된 주제가 아니라 개인·관계·공동체라는 단계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통합적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 관점에서 본 이 책의 가치로는 ‘실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교실에서 사회정서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지만 “어떻게 시작할까?”, “어떤 그림책을 선택하고 어떤 활동을 할까?”라는 고민이 많은데, 본서는 그 고민에 직접 응답한다. 그림책 추천, 활동 설계, 수업 흐름, 평가 및 확장까지 교사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관계·공동체 속에서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돕는 점에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성찰과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한다.
종합하자면,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사회정서교육』은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요구와 2022 개정교육과정의 방향성, 그림책 매체의 장점, 그리고 실제 교실 적용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저작이다. 그림책을 매개로 마음과 관계, 공동체까지 이어지는 수업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등교사이자 그림책 번역가인 나의 관점에서도 매우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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